▲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
‘계시 받았다’ 주장… 목회자들 “성경과 맞지 않아”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76) 원로목사가 자신이 천당에 갈 날짜를 계시받았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국민일보 노조는 지난달 23일 홈페이지 게시판에 조 목사가 올 2월 26일 주일예배 설교에서 이같이 주장했다며 그의 설교내용이 담긴 녹음파일과 함께 해당내용을 게재했다.

‘조용기 목사, 꿈에 천사 체험했다’라는 제목의 이 게시물은 최근 꿈에 천사가 나타나 조 목사에게 천당 갈 날짜를 알려줬다며 교인들에게 설교한 내용이다.

게시글에 따르면 꿈에서 천사는 조 목사의 소원을 물었다. 이에 그는 “내 소원은 90을 넘게 살면서 건강하게 주님의 일을 하는 것”이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천사가 조 목사 앞에 한 책을 펼치면서 “너는 90을 살겠다는데 하나님은 네가 천당에 올라올 날짜를 이 책에 ○년 ○월 ○일로 기록해놨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어 그는 “정말 엄청난 일이기에 (다는) 말을 안 한다. 그러나 날짜는 3월 16일”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의 시민권을 가진 사람의 현재와 미래를 하나님의 책에 기록해 놓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 책에는 여러분의 이름과 천당 오는 날짜도 기록되어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부분의 목회자들은 성경과 맞지 않을 뿐더러 이전의 수많은 종말론자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은혜공동체교회 박민수 목사는 “물론 성경에 꿈을 통한 계시가 소개되어 있긴 하지만 현재도 그런 꿈이 실제로 나타나고 있는지 (성경적으로) 믿을 수 있는 근거가 없어 회의적”이라고 말했다.

강남향린교회 이병일 목사는 “성경에 특정한 날짜를 주장하지 못하게 돼 있다. ‘그 날과 그 시는 아들도 모른다’고 했는데 일개 목사가 안다는 것은 ‘자기가 하나님’이라는 말로밖에 안 들린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홍은교회 진동은 목사는 “이전에 수많은 종말론자들도 이같이 주장하다 모두 거짓임이 드러났다. 결국 지각이 있는 신앙인이라면 아무리 그런 꿈을 얘기한다 해도 하나의 ‘늑대소년’ 이야기로 치부해버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가하면 성경에 맞지 않는 꿈 이야기를 하는 목사는 말씀에 바로 서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일침이 나오기도 했다. 성암교회 이춘식 목사는 “몽사(꿈)를 얻은자는 몽사를 말하고 말씀을 받은 자는 말씀을 전한다고 했다. 꿈 내용을 들어보니 말씀에 바로 선 목사님은 아닌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조 목사는 1984년부터 예수의 공중 재림과 휴거에 대해 집중적으로 설교하면서 “2000년이 되면 세상은 종말을 맞이하게 된다”고 수차례 강조한 바 있다. 이후 휴거가 빗나가자 “예수님이 가르쳐 준 것이니 나는 책임이 없다”고 변명해 네티즌들의 비난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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