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순휘 한국국방문화혁신포럼 대표
‘아닌 밤중에 홍두깨’ ‘적반하장(賊反荷杖)’이라는 말이 딱 맞을 듯하다. 북한은 국제사회에 저지르는 행위를 통해 이미 ‘불량국가’라는 낙인(烙印)을 스스로 검증하고 있으니 한민족으로서 부끄럽기만 하다. 다른 한편으론 그런 지도자를 가진 북한주민들이 한없이 측은하기도 하다.

지난 2월 29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제3차 미·북회담의 획기적인 진전으로 김정은 체제로의 첫 변화가 이뤄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했었다. 2월 29일 미·북 간의 합의 공동발표내용은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발사중단’이었다. 이에 따라 국제사회는 핵문제의 실마리가 풀리기 시작하는 신호로 해석을 하고 있었다. 우리정부도 경색된 남북관계의 해법차원에서 환영을 했다.

그러나 이런 기대에 찬물을 끼얹는 북측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계획은 한심(寒心)의 극치를 넘어서 과연 21세기에 이런 인면수심(人面獸心)의 기괴한 국가운영을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도록 한다.

북한의 공식발표에 의하면 죽은 김일 성주석 100회 생일을 맞아 자체 힘과 기술로 제작한 실용위성을 쏘아 올리게 된다. 이번에 쏘아 올리는 광명성 3호는 극궤도를 따라 도는 지구관측위성으로 북측은 “운반 로켓 은하3호가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남쪽방향으로 4월 12일부터 16일 사이에 발사된다”고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먼저는 북한이 상투적인 언어위장전술로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위성발사’로 표현하고 있다는 사실부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1998년 대포동1호를 처음 시험발사했고, 이어서 2006년 7월, 2009년 4월에 추가 발사를 했다. 더욱 가관인 것은 인민들이 굶주림에 고통을 겪는다는 북한의 실상을 전 세계가 다 알고 있는 이 시점에 천문학적인 비용을 장거리미사일 개발에 낭비한다는 것이다. 이게 제정신인가 하는 의심이 간다.

소위 태양절이라는 김일성 생일축하에 20억 달러 이상을 투입하는 것으로 알려졌고, 이번에 장거리 미사일 도발은 총예산 약 8억 50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이 돈이면 현 곡물시세 (톤당 600달러)로 쌀 475만 톤을 구입해 북한 주민에게 2년간 식량공급이 가능하다고 하는데 현실을 외면한 채 망자(亡者)의 생일축하행사에 낭비한다고 하니 소가 웃을 일이 아닌가?

2012년 예산 57억 달러 중 약 30억 달러(52.7%)를 날린다고 하니 동서고금에 이런 나라는 없었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북한의 속내를 간파하고 속지 않는 지혜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광명성 3호는 실용위성이 아니라 그들이 개발한 핵탄두를 실어 나를 발사체를 실험하는 ‘강성대국 시나리오 완성(?)’의 광란(狂亂)인 것이다. 그러니 북한집단의 특성상 발사를 멈출 수 없을 것이다. 이런 북한을 상대한다는 것은 결코 간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을 전 국민이 알고 우발사태를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한국 정부는 지난 핵안보정상회의 참석해 북한의 장거리미사일 발사를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의 대북결의 제1874호를 명백히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미국은 강경대응 차원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2월 29일 발표한 미·북 합의가 무효라고 선언했고, 24만 톤의 영양식량지원도 불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일본은 이지스함 3척을 주변에 배치하여 자국의 영공에 진입할 경우에는 즉각 요격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다만 우리는 중국의 행태는 절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 지난 2003년 8월 북핵 6자회담이래로 의장국으로서 북한의 핵개발을 고의적으로 방조내지 묵인한 것이 사실로 들어난 시점에 ‘북한의 위성발사가 평화적 목적’이라고 두둔하고 나섰고, ‘자주적 권리를 침해하려든다면 대응하겠다’고 공식발표한 것이 바로 동맹국 북한에 대한 중국의 북핵무장 지원전략이다. 중국의 외교전략이 소위 ‘순망치한(脣亡齒寒)’, ‘이이제이(以夷制夷)’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문제는 우리다. 이 같은 한반도의 비상상황에 대비하면서 우선 미사일 사거리에 관한 한·미 지침을 개정해야 한다. 2001년 1월 합의한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은 북한에 비하여 불리한 제한사항이다. 북한은 한반도를 넘어선 500km 이상의 스커드미사일을 비롯해 4000km에 달하는 중거리 미사일 ‘무수단’을 실전배치해 놓은 상황이다. 현재 미국과 500~800km수준으로 협의 중이라고 하는데 적어도 1000km로 확대하여 미래전장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발사 후 우리 영토에 떨어지는 불상사를 대비하여 확고한 요격태세를 선언한 국방부는 차질 없는 임무완수를 통해서 국민에게 안보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고히 해야 한다.

그러나 전쟁은 힘의 논리이므로 유사시를 대비한 자구책으로 특수임무부대를 창설해 24시간 북핵동향을 감시하면서 결정적인 국가위기가 발생할 경우 특단의 자위력을 발휘할 대책을 갖춰주길 바란다.

그리고 정부는 조속히 아리랑 인공위성 발사를 성공시켜 북한에 대응할 강력한 비대칭전력화도 추진해야 한다. 적국이 핵으로 무장하고, 탄두를 장착할 로켓을 쏜다는데 핵주권을 언급도 못하는 안보 현실이 한편 안타깝지만 세계 인류의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우방국들과 동맹안보를 강화하는 바른 해법이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