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서울 신도초등학교 방과후 재즈피아노교실에서 한 초등학생이 강사에게 피아노 개인레슨을 받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리틀피아노사업단

방과후 수업 통해 초등학생들과 호흡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띵~똥~도레미, 미파솔~~.” 학교 교실 안에서 아이들의 피아노 치는 소리가 흘러나온다. 아이들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악보를 집중하면서, 고사리 같은 손으로는 피아노 건반을 열심히 누른다. 이곳은 ‘방과후 재즈피아노교실’이 이뤄지고 있는 서울 신도초등학교의 교실 안. 8명 남짓의 초등학생들은 교사의 지도를 통해 피아노를 치며 즐거워했다.

리틀피아노사업단은 초등학교에서 진행되는 방과후 수업을 통해 1~6학년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재즈피아노를 가르치고 있다. 또 저소득가정의 아이들을 무료로 가르치며 교육격차 해소를 실현하는 교육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강사 중 3명은 가장의 역할을 책임지는 취약계층 여성이다. 이에 2010년에는 ‘서울형사회적기업’으로 인증받았고, 지난해엔 ‘더착한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2008년에 재즈피아노교실로 설립돼 2010년 사단법인 한국아동단체협의회에 속한 리틀피아노사업단으로 운영되다가 올해 (주)리틀피아노사업단으로 독립했다.

김신자(사진) 리틀피아노사업단 대표는 “저소득가정의 자녀는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포기해야만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아이들을 위한 무료교육을 통해 사회적으로 공헌하고 싶었다”고 사업을 시작한 계기를 밝혔다.

피아노를 치면 양손을 사용하기 때문에 좌뇌와 우뇌가 발달하고, 집중력 향상, 창의력을 키워주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이런 장점을 가진 음악교육이 초등학교에서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에 대해서도 안타까움을 전했다. 그는 “1, 2학년의 경우 음악, 미술, 체육이 한꺼번에 구성된 ‘즐거운생활’을 배운다”며 “음악은 어릴 때 체계적으로 배워두지 않으면 중고등학교에 가서는 더 배울 시간이 없다”고 했다.


▲ 김신자 리틀피아노사업단 대표 ⓒ천지일보(뉴스천지)

김 대표는 특히 피아노 강사를 위한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그는 “1주일에 1~2번씩 선생님을 모아놓고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며 어떤 방식으로 가르칠 것인지, 학부모를 대하는 예절 등의 교육을 하고 있다”며 “그래서인지 초등학교에서 강사를 좋게 평가해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34명의 강사가 서울시내 초등학교 30여 군데, 1000여 명의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주2회 또는 주4회로 수업이 이뤄지며, 한 타임에 50분으로 8명 정도가 함께 수업에 참여한다. 수업료는 일반 피아노학원의 1/2 수준이다. 교재는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에 수록된 동요와 좀 더 다양한 곡을 칠 수 있도록 담은 것이 특징이다.

여름방학, 겨울방학 기간 피아노뿐만 아니라 리코더, 단소 등 다양한 악기 프로그램도 꾸려진다. 연주회 형식의 공개 수업을 통해 학생의 자신감을 기르고 연주의 즐거움과 실력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도 학기별로 마련된다.

아이들 사이에서도 반응이 꽤 좋은 편이다. 원래는 여자아이들이 많이 배우지만 임미향 강사 반은 70%가 남자아이들이다. 임 강사는 “수업은 이론과 개인레슨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론을 배울 때는 음표를 어려워하는 부분이 있어서 음표 그림이 아닌, 다양한 그림을 이용해 이해시키니깐 재밌어한다”고 말했다.

일한 지 1년 반 정도가 됐다는 임 강사는 “처음엔 이곳이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을 몰랐는데, 취직하고 보니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해 무료로 피아노를 가르쳐주는 등 좋은 일을 하고 있어 덩달아 보람이 크다”고 했다.

김 대표의 앞으로의 바람은 다문화가정 지원사업을 벌이는 것이다. 그는 “다문화가정 학부모를 대상으로 강동구청과 연계해 1주일에 한두 번 정도 무료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정남규 리틀피아노사업단 이사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며 겪는 현실적인 문제에 대해 지적하기도 했다.

정 이사는 “환경개선이 중요하다”면서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 일반인 사이에선 인식이 거의 없다 보니 학교를 상대로 홍보할 때 처음 들어본다는 사람들이 상당수”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사회적기업에 대한 저변확대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또 정 이사는 “정부의 인건비 지원책보다는 업체 입찰공고 시 가산점을 주는 등 혜택을 주는 것이 앞으론 더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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