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천지 진리의 전당, 성경강의 중심으로 프로그램이 구성됐다.


학자·목회자·시민단체, 개선 필요에 한목소리
“기독교 방송, 상업성 지양하고 사회에 빛 돼야”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지난해 조용기 목사 일가 비리로 국민일보 노조가 파업을 단행하고, 최근 CTS 기독교TV 감경철 회장이 150억 원 횡령 혐의로 조사를 받는 등 연이은 기독 언론 관계자 비리가 불거지면서 기독교 내부에서도 기독언론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총선과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기에 각종 기독교 방송에 출연한 목회자들의 설교가 정치현안을 자주 언급하고 있어, 정교분리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종교방송 본래의 취지에도 어긋나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 기독교 복음방송 GOODTV, 목회자가 나와 뇌 건강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 콘텐츠 유료화 비난 일어

극동방송·신천지 방송 무료
CBS는 이용료 월 1만 2천원

일부 학자와 목회자, 시청자, 네티즌은 기독 방송 콘텐츠가 인터넷으로도 제공되면서 네티즌의 접근성은 크게 호전되었지만, 콘텐츠 유료화로 상업성이 짙어지고 내용 또한 ‘선교’와는 거리가 멀어 개선의 필요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대다수 기독교 방송은 인터넷으로 콘텐츠가 실시간 제공되고 있지만, 다시보기를 할 때는 일정 금액을 지불해야만 했다. CBS의 경우 인터넷으로 CBS TV, 라디오 등 방송 콘텐츠를 보려면 월 기준 1만 2000원의 정액권을 구입해야만 했다. CBS가 펼치는 캠페인인 ‘2012엔젤 캠페인 사랑의 연탄나눔’과 연동하는 엔젤 정기권은 그보다 더 비싼 1만 3200원이다. 반면 ‘극동방송’과 최근 개국한 신천지 인터넷 방송인 ‘진리의 전당’ 등은 무료로 볼 수 있었다.

 

▲ 기독교 방송 CTS, 유명 영어학원 강사가 나와 강의를 하고 있다.

 
기독 방송의 콘텐츠 유료화에 대해 종교권력감시시민연대 김상구 사무처장은 “기독교 방송은 원래 취지인 선교에 초점을 맞추고, 비영리로 나가야 한다”며 “신문이라면 지하철에서 무가지로 준다든지, 방송과 인터넷은 무료로 볼 수 있게 해야 하지만 지금은 영리적인 활동이 많다”며 “선교를 목적으로 하는 순수함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최초로 만들어진 기독교 방송 CBS의 설립목적은 ‘기독교적 교양을 육성하고 아울러 그리스도의 복음을 널리 선교하며 도의심을 향상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CBS는 초기 설립 취지와는 달리 조선일보와 제휴해 일반뉴스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개신교 여론을 주도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상구 사무처장은 “기독교 방송이 일반뉴스를 통해 정치·경제·사회적으로 영향력을 미치려고 하는 부분은 본질에서 벗어난다”며 기독교 방송이 사회 방송처럼 권력화되는 것에 우려를 나타냈다.

▲ CBS, 뉴스에서 핵안보정상회의 관련 내용이 흘러나오고 있다.

 

◆ 선교목적에 충실해야

“권력지향, 일반 방송 같아
선교 위해 무료 방송해야”

극동대학 언론홍보학과 조기양 교수는 “사회 기관은 고유의 역할이 있고 영향력이 있다. 교육방송 EBS가 사회교육을 지원하는 것처럼 기독교 방송도 우리사회를 교화하고 영혼을 구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방송”이라며 기독교 방송의 본질을 되짚었다.

아울러 “복음을 전파하고 선교를 목적으로 만들어진 방송이기에 본래 취지와 다른 내용이 방송된다면 찬송과 복음을 듣기 원하는 시청자는 어디에 마음을 둘 수 있겠느냐”며 “선교와 복음 전파에 초점을 맞춰서 기독교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것이 바람직한 기독교 방송 본연의 자세”라고 강조했다.

 

▲ 극동방송, ‘만나고 싶은 사람 듣고 싶은 이야기’에 초청된 김문수 경기도지사.

김화경(한반도통일중앙협의회 대표회장) 목사는 목회자의 입장에서 현 기독교 방송의 상황에 대해 개탄을 금치 못했다. 그는 “설교 방송에 다양성을 추구할 수도 있다고 보지만 목사 입장에서 볼 때에는 너무 유희나 오락을 따라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또한 “기독교 방송 운영에 있어서 투입되는 선교자금이 부족하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검증 안 된 사람이 설교에 나오는 등 아무나 설교 방송에 나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얼굴을 알리려는 목적에서 방송에 출연하고, 방송 강단을 권력 있는 몇 사람이 좌지우지하는 것은 문제”라고 꼬집었다.

한편 기독교사회책임 김규호 사무총장은 “복음이라는 것이 세상 속에 있는 복음이다. 세상이 썩지 않도록 기독교방송이 소금의 역할을 하는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며 기독교 방송의 사회참여를 지지했다. 그는 “중요한 것은 적절한 균형이 이뤄져야 한다. 너무 순수 복음만 강조하거나, 너무 지나치게 사회 현상에 몰입하기보다는 복음과 사회 현상에 대한 접근이 조화를 이뤄야 한다”며 방송 내용의 균형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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