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티베트에서 분신한 승려 및 민간인 30명. (출처: 랑쩬)
“티베트인이 더 이상 안 죽었으면 좋겠어요”

中, 티베트 문화말살
역사·언어공부 금지
“종교의 자유가 없다”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30명이 넘는 분신 사태로 세계를 안타깝게 만들고 있는 티베트. 티베트를 중국의 부분이라고 가르치는 왜곡된 역사를 회복하고 중국으로부터의 분리 독립을 원하며, 달라이라마의 귀환 등 종교의 자유를 되찾고자 하는 티베트인들의 저항의지가 전 세계로 전달되고 있다.
본지는 현지에서 도망 나와 타국 한국으로 망명을 올 수 밖에 없었던 티베트인 텐진(가명, 남) 씨를 만나 실태를 들어봤다.

― 왜 티베트에서 나오게 됐는가.
“달라이 라마를 찾아가 진실을 들어보고 싶었다. 학교를 다니면서 티베트에 대한 정보를 알게 됐다. 국기가 있는지도 몰랐고, 독립된 나라인지도 몰랐다. 이러한 사실을 알고 부모님께 여쭤봤지만 가르쳐줄 수 없다고 하셨다. 알고 있었지만 알려주면 나가서 시위를 할까 봐 알려주지 않으신 것이다. 도저히 궁금해서 참을 수가 없어서 결국 도망쳐 나왔다. 무작정 달라이 라마가 있는 인도로 향했다.”

― 티베트 내에서는 공부를 할 수가 없는 것인가.
“티베트어로 공부를 할 수가 없다. 학교에서 티베트어로 가르치는 것은 중국사인데, 티베트에 관련된 내용이 나오면 안 된다. 중국에 즉각 제재가 된다. 사례로 중국황제에 대한 내용을 배우지만 티베트의 왕에 대해서는 절대 가르치지 않는다. 그리고 티베트가 중국의 일부분이라는 내용만을 강조할 뿐이다.”

― 인도에 가서는 티베트에 대한 내용을 다 배울 수 있었는가?
“물론 프로그램이 좋지는 않았다. 시설 등 환경도 좋지 않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인도 망명정부가 열심히 가르쳐줬고, 배우는 쪽도 열심히 배워서 티베트에 대해서 알 수가 있었다. 사실 망명정부가 있는지도 몰랐다. 티베트 내에서는 정보가 철저하게 차단돼 있기 때문에 달라이 라마가 인도에 있다는 것만 알지 어느 지역에 있는지도 모른다.”

― 잘못된 역사를 배우는 티베트인들로 인한 문제가 있을 것 같다.
“이야기가 안 통한다. 중국의 부분이라고 아주 어렸을 때부터 배워왔고, 그게 진실이라고 믿고 있기 때문에 티베트가 독립 국가라고 이야기하면서 티베트의 역사를 이야기 하면 ‘이 사람 도대체 무슨 소리 하는 거야’라는 반응을 보인다. 교육이 그렇게 사람들을 만들어버린 것이다. 내국인들은 외국에서 티베트를 공부한 사람하고는 말이 안통하게 되버린 것이다.”

― 중국과 티베트 관계에서 달라이 라마의 위치는 어느 정도인가.
“달라이 라마는 티베트인에게 있어서 삶의 일부다.  누구나 다 가서 말을 들어보고 싶어 하고 만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를 독립국가라고 하고 있으니 중국에서는 티베트인과 달라이 라마를 만나지 못하게 갈라놓은 것이다.”

― 승려와 민간인이 분신하며 외친 것이 ‘달라이 라마의 귀환’과 ‘종교의 자유’ 등이라고 들었다.
“방금 친구와 통화를 했다. 며칠 전 분신한 사람이 불에 타며 ‘달라이 라마가 티베트에 와야 한다. 티베트엔 종교의 자유가 없다. 유목으로 생계를 이어갔던 티베트 사람에게 무조건 유목을 포기하게 하는 것은 안 된다’며 외쳤다는 것이다. 불에 타면서도 그렇게 말을 했다는 것이다. 그만큼 티베트에 있어서 달라이 라마의 귀환과 종교의 자유는 중요하다.”

― 종교탄압은 어느 정도인가.
“중국은 티베트인들이 시위를 하는 것이 (종교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은 물론 ‘달라이 라마’라는 말조차 하지 못하게 하고 말하면 체포해간다. 티베트에서는 큰 두 지도자로 달라이 라마와 판첸 라마를 꼽는다. 달라이 라마가 생을 마감하면 판첸 라마가 뒤를 이어 받아 다음 달라이 라마를 찾는다. 그런데 중국이 세계에서 가장 어린 양심수인 11대 판첸 라마 게둔 체키 니마를 납치해갔다. 지금 생사조차 모른다. 그리고는 가짜를 세웠다. 중국에 의해 판첸 라마라고 공표된 걀첸 노르부는 티베트인들은 절대 인정하지 않는다.”

― 왜 분신이라는 최악의 방법을 선택하는가.
“달라이 라마의 비폭력주의 가르침 때문이다. 중국이 쳐들어와도 물리적인 공격을 하지 말라고 했기 때문이다. 예전엔 분신을 하게 되면 중국 공안이 데려갔다. 하지만 지금은 분신을 하게 되면 티베트인들이 몰려가서 데리고 온다. 중국이 데려가면 생사조차 확인을 할 수가 없게 됐기 때문에 이제는 분신을 하게 되면 절로 데리고 간다. 죽는다고 할지라도 중국인의 손에서 죽게 하지 않고 우리(티베트인) 손에서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 분신을 하는 것과 불교의 소신공양과 관계가 있는가.
“소신공양 차원이 아니다. 의사를 표현할 수 있는 최선의 방책으로 소신을 하는 것이었다.”

― 티베트인으로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국제적으로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많이 도와줘서, 티베트 사람들이 더 이상…(감정이 북받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함)… 안 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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