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의 자유가 없는 나라의 국민은 과연 행복할 것인가.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해 무엇보다도 언론은 정직해야 하고 또한 자유가 있어야 한다. 허나 작금의 언론을 보고 있노라면 과거 검열이 있던 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슨 연유에서인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불거져 나오는 언론의 자유에 대한 문제는 이제 언론사 당사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국민 전체가 함께 생각하고 풀어가야 할 사안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시작된 언론4사(MBC, KBS, YTN, 연합뉴스)의 연대파업은 아직까지도 이렇다 할 진전을 보이지 못한 채 현재진행형이다. 국민일보 또한 편집권 독립을 외치며 파업에 들어간 지 오래다. 특히 ‘미션라이프’라는 개신교 섹션지가 따로 있는 국민일보와 같은 경우는 언론의 자유를 외치는 일반 언론과는 또 다른 문제를 안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 언론과 같은 경우 혹시라도 정권이 바뀌면 희망이 있지 않을까 기대를 걸어볼 수도 있고, 많은 국민들이 그 추세를 지켜보며 동조하기도 하지만 국민일보와 같이 종교의 영향력을 피해갈 수 없는 언론은 일반 언론이 외치는 ‘자유’와는 양상이 조금은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이에 국민일보 노조 또한 ‘제대로 뉴스데스크’ ‘Reset KBS 9뉴스’처럼 파업 언론을 만들어 국민일보 노조만의 색깔을 보여준다는 의지를 보였다. 주간웹진을 통해 제대로 된 종교기사를 보여줄 것이라는 야심찬 포부다.

사실 그동안 국민일보의 개신교 기사는 대체로 대형교회 위주의 기사와 일부 유명 목사들의 칼럼 등이 위주였다. 기자들이 취재를 하고 기사를 낸다고는 하지만 개신교 소식을 담는 언론으로서는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는 이유도 거기에서 기인했다고 할 수 있다.

국민일보와 같은 경우 한국 기독교, 더 자세히 말하자면 한국 개신교의 소식을 통해 한국교회의 부흥과 발전에도 도움이 되고자 하는 문서선교의 역할 또한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개신교 언론뿐 아니라 여타의 다른 종교 신문도 선교 내지 포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문제는 종교 신문의 특성상 대부분의 종교 언론이 자신들의 종교를 알리고 자기 종교, 교단, 교파 내 소식을 전하는 것으로 언론의 사명을 다했다고 생각한다는 데 있다. 이러한 이유로 종교가 없는 일반 국민들 혹은 다른 종교를 가진 이들로부터 종교 신문이 질타를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교회로 치자면 주보 혹은 회보에 지나지 않는다는 불만도 있다.

이러한 불만은 교단지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교단지이기에 어쩔 수 없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언론이라는 타이틀을 쓴 이상 교단지 이상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것은 인지상정일 것이다. 한국 개신교 언론에는 교단지 외에도 초교파적인 성격을 띠는 신문도 없지 않다. 기실 이러한 초교파적 언론은 자기가 속한 교단 외에 한국 사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모든 교단과 교파를 아울러 한국교회가 부흥, 발전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탄생했을 것이다.

허나 그 본래의 목적과는 다르게 초교파적 성격을 띤 언론을 비롯해 모든 개신교 언론은 외려 점점 더 신앙인들의 기대와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한국교회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반영하고 질책이 필요한 곳에는 분명 채찍을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미지 관리를 위한 기사 위주가 대부분이었으며, 자기 교단이 아닌 다른 교단의 허물을 드러내고 지적하는 데만 급급했던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한다. 이렇듯 자기 교단, 자기 교회는 미화하고 다른 교단, 다른 교회는 허물만 들추다보니 결국 한국교회는 부정과 부패, 허물과 비난만 난무하는 곳이 되어버렸다.

이렇듯 서로 비판하고 비난하면서도 한국교회와 목회자들이 회개할 것을 외치면 이 소리는 또 듣기 싫어한다. 갈라질 대로 갈라져 셀 수도 없을 만큼 많은 교단들이 산재해 있는 한국 교회, 그중에서도 몸집이 큰 교단들은 자기들끼리 또한 똘똘 뭉쳐 자기들만의 세력을 만들고 자기들만의 기준과 잣대를 이용해 정통과 이단을 나눈다. 한국교회가 언론을 만든 또 하나의 이유를 여기에서 찾을 수 있다. 교단지를 이용한 철저한 자기 관리와 언론을 이용한 성경에도 맞지 않는 정통과 이단 나누기 등 하나님 앞에 부끄러운 일이 참으로 많다.

최근 국민일보 노조가 기존에 왜곡했던 기사, 다른 곳에서는 났는데 입도 벙긋하지 못했던 기사를 다시 써보는 것은 어떻겠느냐는 내용의 회의를 가졌다고 한다. 국민일보뿐 아니라 모든 개신교 언론이 교단과 교세의 크기, 기존의 편협했던 사고의 틀을 벗어나 한국교회의 현 주소를 직시할 수 있기를 바란다. 부디 성경을 기준으로 한, 진정 하나님이 원하시는 교회가 어떤 모습인지를 그려볼 수 있는 언론이 되기를 부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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