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지현 대표(왼쪽)가 아버지와 직원들과 함께 ‘떡찌니’에서 판매하는 떡을 만드는 공장에서 환한 웃음을 짓고 있다. (사진제공: (주)떡찌니)

더불어 사는 사회적기업 ③ 떡·전통음료 파는 카페 ‘떡찌니’

[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빵은 정말 예쁘게 포장돼서 나오는데 떡은 그렇지 않잖아요. 떡에도 한번 옷을 입혀보자는 생각에 먹음직스럽게 포장을 했어요. 우리 농산물인 단호박, 쑥, 흑미, 대추, 팥, 오미자 등 100% 천연재료를 사용해 건강식으로 신선한 떡을 만들고 있어요.”

맛있고 영양 가득한 떡을 만들어 판매하는 떡카페 ‘(주)떡찌니’ 석지현(27) 대표. 그는 전체직원 9명 중 4명을 취약계층으로 채용한 서울형 사회적기업을 이끌고 있다. 또 당일 남은 떡을 근처 장애인 센터 등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나눔 활동도 펼치고 있어 ‘더 착한기업(서울형 사회적기업 중 모범이 되는 35개 기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사회적 공헌을 하고 있는 석 대표는 “처음 이 사업을 시작했을 당시 주위에서 많은 도움을 줬기 때문에 사업을 할 수 있었다”면서 “그래서 나도 도움을 주고 싶어 2010년 11월에 서울형 사회적기업으로 신청했다”고 말했다.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조직형태, 사회적 목적 실현 등 일정한 지정조건에 만족해야 선정될 수 있다. 특히 전체 근로자 중 저소득층, 장애인, 경력단절여성 등 취약계층의 고용비율이 30% 이상 돼야 한다. 떡찌니는 전체직원 9명 중 3명이 장애인, 1명이 한부모 여성가장이다.

석 대표는 “전체직원 9명 중 아버지, 남동생, 저도 포함돼 있어 진짜 직원은 6명인 셈인데 이 중 2명만 취약계층 직원이면 된다”며 “그렇지만 어려운 분들이 우선으로 일을 할 수 있게 돕고 싶어서 더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반인보다 장애인분들이 서툴어 초반에는 잘못 따라왔는데, 떡 포장, 떡 재료준비, 떡 만들기 등 반복학습을 통해 배우니깐 지금은 제법 잘한다”고 덧붙였다.

이같이 어느 정도 희생을 감수하면서 사회적기업을 선택한 것은 석 대표 가족 역시 어려운 시절을 지냈기 때문이었다.

석 대표는 “어머니가 혼례원을 크게 하고 있었는데 사기를 당해 하루아침에 주민센터에서 나눠주는 김치를 지원받는, 저소득층이 돼버렸다. 힘든 시기를 보내던 중 2009년 6월 강남자활사업단에 참여해 떡카페 창업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1년 정도 다닌 디자인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를 설득해 떡카페 창업에 뛰어들었다. 아버지와 남동생은 떡을 만들고, 어머니는 카운터, 석 대표는 떡 포장을 맡아 온 가족이 똘똘 뭉쳐 ‘떡찌니’를 세웠다.

석 대표는 “절박한 마음으로 시작했다. 만날 잠도 못 자고 인력도 부족한 상태에서 운영하느라 힘들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이처럼 힘든 시간이 있었기에 가족이 더 한마음이 될 수 있었고, 주위에 힘들게 사는 이웃들도 돌아볼 수 있게 됐다고 그는 전했다.

 

▲ 생화로 꾸민 특별한 ‘떡 케이크’ 쫄깃한 찰떡과 달콤한 소스가 어우러진 ‘떡와플’ 찰떡과 설기로 구성된 정성 가득한 ‘떡 선물세트’ (사진제공: (주)떡찌니)

떡찌니는 케이크·커피 등을 파는 기존 카페의 틀을 깨고 설기·찰떡 등의 떡과 수정과·오미자차 등 우리음료를 파는 떡카페다. 또한 떡 케이크, 떡 선물세트도 주문받는다. 주문량이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석 대표는 “떡카페가 아직은 생소하다 보니 주위에 사는 분들은 와서 먹고 가지만 대부분은 결혼·돌 등 행사 때 주문이 들어온다”고 말했다.

석 대표는 떡찌니 공간을 확장해 단 2개밖에 없던 테이블을 5~6개로 늘리고, 2011년 7월부터는 본격적으로 떡카페 운영에 집중했다. 그래서 탄생한 것이 카페메뉴인 ‘떡와플’이다. 떡와플은 찹쌀 등을 와플기계에 노릇노릇하게 구운 식품이다. 겉으로 보기엔 기존 와플처럼 생겼는데 직접 먹어보면 쫀득쫀득하게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여기에 직접 개발한 스카치·딸기 소스를 찍어 먹으면 찰떡궁합이다.

떡종류는 30~40가지 정도 되는데 특히 여성에게 인기 있는 제품은 체리과 열대과일인 상큼한 크랜베리를 넣어서 만든 ‘크랜베리 찰떡’이다. 또 여름에는 인절미 팥빙수를 먹기 위해 모여든 손님으로 북새통을 이루기도 한다.

한편 석 대표는 사회적기업에 대한 지원방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시에서) 인건비 지원보다는 지하철역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해주는 등 판로를 개척해 주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면서 “일률적인 지원보다는 기업이 필요로 하는 것을 도와주는 ‘맞춤형 지원’이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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