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국대의 쌍둥이 형제 동생 최승훈(왼쪽)과 형 최승민(오른쪽). (사진제공: 한국대학농구연맹)

[천지일보=김현진 기자] 조상현(오리온스)-조동현(KT)은 농구계의 유명한 쌍둥이 형제다. 이들의 계보를 이을 농구계 쌍둥이 형제가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단국대 2학년에 재학 중인 최승민과 최승훈 형제. 이들이 단국대에 시즌 첫 승을 선물했다.

지난 20일 단국대와 성균관대의 경기가 열린 단국대 천안캠퍼스. 단국대 장봉군 감독은 경기 전 “임종일의 득점을 줄여야 한다. 임종일의 전담 수비로 승민이에게 맡기려고 하는데 키도 더 작고 스피드도 느려 걱정이다”라고 걱정을 했다.

그러나 이는 기우였다. 지난 시즌 508점(평균 23.1점)으로 득점왕에 오른 데다 지난해 차바위에 이어 대학농구리그 두 번째 1000점을 넘보고 있는 성균관대 에이스 임종일. 하지만 임종일은 이날만큼은 최승민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3쿼터까지 임종일의 득점을 10점으로 묶은 최승민은 4쿼터 2분 22초경 임종일의 3점슛을 막으려다 넘어지며 무릎을 다쳤다. 한동안 코트에서 일어나지 못해 동료의 부축을 받고 실려 나갔다.

대신 그를 대체해 투입된 선수는 동생 최승훈이었다. 최승훈은 비록 임종일에게 4쿼터에 14점을 내주며 많은 득점을 허용하긴 했지만, 형 대신 임종일을 끝까지 쫓아다니며 끈질긴 수비를 보여줬다. 경기는 70-60으로 단국대가 승리했다.

장봉근 감독은 경기 후 “임종일을 최승민이 잘 막았다. 3점슛을 막다가 다쳤는데 그것만 빼면 오늘 상당히 잘 했다”고 최승민의 수비를 칭찬했다.

최승민은 “임종일을 잘 막아서 경기가 풀렸는데, 부상 때문에 나와 혹시 지는 게 아닌가 걱정했다”며 자신의 부상보다 팀을 위하는 마음을 엿보게 했다.

동생 최승훈은 “형 대신 들어갔기에 무조건 막자는 생각이었는데 임종일에게 자꾸 득점을 내줘 스스로에게 화가 났다”며 자신의 플레이에 불만을 드러냈다. 더불어 “형이 임종일을 귀찮게 해서 득점을 많이 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최승민을 칭찬했다.

두 형제는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농구를 시작했다. 최승민은 돌파와 패스에 능하고, 최승훈은 슛이 장점이다. 그래서 고교시절 형의 패스를 동생이 받아 득점하는 장면을 종종 연출했다. 중고교시절에는 휴가 때에도 서로 경쟁의식을 가지고 1대1훈련 등 치열하게 경쟁했지만, 지금은 서로에 대해 아주 잘 아는, 가장 호흡이 맞는 동료다.

장 감독은 “두 선수 모두 정말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선수”라며 발전 가능성을 높이 평가하면서도 “두루 잘하지만 확실하고 특출한 장점이 없는데, 스피드가 좋아지면 더 좋은 선수들이 될 것”이라 조언했다.

팀의 주장을 맡고 있는 김상규는 “처음엔 구분이 안 돼서 헷갈렸다. 코치 선생님이 승훈이가 뛰고 있는데 승민이에게 ‘승훈아, 들어가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2~3개월 지나니까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며 두 선수에 대한 에피소드를 전했다.

두 형제는 군산 서해초등학교 3학년부터 농구를 시작해 군산중․고등학교를 졸업, 단국대에 함께 입학했다.

지난해 대학농구리그 시즌에서는 최승민이 11경기에 출전해 평균 2.3점 1.8리바운드 1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최승훈은 발목 부상으로 3경기 출전에 그쳤으며 평균 3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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