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이창호 동반 탈락

32강 한ㆍ중전 1승 10패 충격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한‧중 바둑의 명암이 극명하게 갈린 비씨카드배 32강전이었다.

3월 16일부터 20일까지 한국기원에서 벌어진 제4회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본선32강전에서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이세돌 9단 등 한국의 주력부대가 중국 선수단에게 1승 10패로 참패했다.

17일 오전 대국에서 무관 탈출을 노리던 이창호 9단이 중국의 미위팅 3단에게 불계패한 데 이어 오후 대국에서는 이세돌 9단이 당이페이 4단에게 패하며 중도 탈락했다. 중국랭킹 42위인 미위팅 3단은 96년생이고, 52위 당이페이 4단은 94년생의 어린 선수들이어서 패배의 충격이 더했다.

당이페이 4단은 2005년 제5회 대한생명배 세계어린이국수전 우승자로, 어린이 대회 우승 이후 7년 만에 세계 최강인 이세돌 9단을 꺾는 성장세를 보여 한국 바둑팬들을 놀라게 했다.

첫날 열린 한국 선수들끼리의 형제대결에서 박영훈 9단과 백홍석 9단이 홍성지 8단과 원성진 9단을 꺾고 16강에 선착한 것을 제외하면 랭킹 24위 이원영 2단만이 멍타이링 6단에게 불계승하며 유일하게 본선32강 한‧중전에서 승리한 선수가 됐다.

중국은 전기 대회 준우승자인 구리 9단을 비롯해 무려 13명이 무더기로 16강에 진출하는 황사바람을 일으켰다. 특히 90년 이후 출생한 <90후(后) 세대>들이 16강 중 5석을 차지하며 세대교체가 성공적으로 연착륙했음을 알렸다.

중국은 자국 랭킹 10위권 기사 중 스위에 5단과 퉈자시 3단 만이 본선 64강에서 이세돌 9단과 원성진 9단에게 패했을 뿐 나머지 8명의 기사들이 모두 생존해 있어 10위권 내에서 박영훈 9단 홀로 살아남은 한국과 대조를 보이고 있다. 대회 3연패에 적신호가 켜진 한국은 박영훈 9단이 랭킹 8위고 백홍석 9단은 12위, 이원영 2단은 24위에 올라 있다.

한편 무라카와 다이스케 7단과 이다 아츠시 3단 등 본선32강에 2명이 올랐던 일본도 중국세에 밀리며 32강전에서 자취를 감추고 말았다.

중국의 파상공세가 계속되고 있는 비씨카드배의 본선 16강전은 내달 5일부터 속개될 예정이다.

박영훈 9단은 이원영 2단과 백홍석 9단은 중국의 니우위티엔 7단과 8강 티켓을 다툰다. 나머지 6판은 구리 9단 vs 박문요 9단, 장웨이지에 9단 vs 천야오예 9단, 탄샤오 5단 vs 당이페이 4단, 후야오위 8단 vs 미위팅 3단, 씨에허 7단 vs 류싱 7단, 콩지에 9단 vs 저우루이양 5단의 대결로 모두 중국 선수끼리 맞붙는다.

총 상금규모 8억 3천만원인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은 세계 최초로 컷오프 상금제를 도입했으며 국내외 프로, 아마추어 등 대회 출전을 희망하는 모든 바둑인에게 문호를 개방한 전면적 오픈제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우승상금은 국내 최대인 3억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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