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의 비판에도 북한이 끝내 ‘광명성 카드’를 버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광명성 3호가 실용위성이라고 강변하고 있지만, 정황을 보든 시점을 보든지 간에 그 의도는 너무 분명해 보인다. 북한은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을 앞세워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이 북미 간 식량지원 합의와는 별개라고 주장했다. 또 미국과 합의한 비핵화 사전조치 이행을 위해서는 IAEA 사찰팀을 초청했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위성발사는 주권국의 권리이며 외국 전문가와 기자들을 초청해 발사 실황을 보여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광명성 3호 발사는 겉으로는 위성 발사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성격이 짙다. 위성 발사와 미사일 발사는 모두 장거리 로켓 발사 원리에 따르기 때문에 기술적으로 큰 차이가 없다. 결국 탄두에 해당하는 부분에 위성을 달 것이냐, 핵탄두를 달 것이냐의 차이다. 위성 발사가 성공한다면 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역시 성공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일 북측이 이번 발사를 통해 로켓을 3단식으로 개량하면 사정권이 1만 5000㎞까지 늘어난다. 이는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거리이기 때문에 미국은 북측의 3단식 미사일 개발을 매우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 

서방세계에 핵우라늄 농축시설을 자랑스럽게 공개할 정도로 북측은 이미 상당한 양의 핵을 보유하고 있다. 영변 지역 경수로와 우라늄 농축시설 현장을 직접 보고 돌아온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지난해 국내의 한 포럼에 참석해 “북한은 4∼8개의 핵무기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번 발사가 강행되면 식량지원은 없다고 강하게 못을 박았다.

이처럼 북측이 식량까지 포기해 가며 발사 강행 의지를 다지는 데에는 몇 가지 노림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내부결속이다. 김일성의 100회 생일인 올해 4월 15일 직전, 강성대국 진입을 기념하는 축포용으로 미사일을 활용함으로써 체제를 공고히 다지겠다는 것이다. 광명성 3호가 발사되면 그 업적은 고스란히 김정은의 몫이 될 전망이다. 대외 협상력 확보라는 측면도 강하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들었던 북한은 이번 발표로 돌이킬 수 없는 국제사회의 고립을 자초하고 있다. 우방국인 중국마저 이번 발사를 반대하고 나선 상태다. 지난달 말 북미 합의를 통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기로 한 지 한 달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렇듯 약속을 밥 먹듯 파기하면 영원히 ‘정상적인 국가’ 대열에 합류할 수 없을 것이다. 북측은 체제 유지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 광명성 3호 발사 계획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