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나주·밀양·제주도 등 전국 곳곳서 복원 추진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강원도·전라남도·경상남도·제주도 등 전국 곳곳에서 옛 지방행정중심 역할을 했던 ‘관아’가 터 발굴을 시작으로 복원이 진행되면서 그 역사가 되살아나고 있다.
강릉시는 지난 2000년부터 전통문화도시 조성사업의 일환으로 강릉시 용강동 일대 1만 8950㎡에 총 288억여 원을 투입해 임영관지 및 관아복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4년에 원형 완공이 목표인 이번 사업을 통해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강릉의 행정중심지가 깨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로써 강릉은 기존에 남아있던 임영관 삼문(국보 제51호)과 칠사당(강원도유형문화재 제7호)을 포함해 일제에 의해 소실됐던 아문, 동헌, 별당, 의운루 등을 복원하기에 이르렀다.
전통 건축미를 그대로 간직한 전남 나주목관아도 2015년까지 총 사업비 60억 원을 확보해 행정관청인 동헌을 비롯해 장청, 향청 등이 연차적으로 복원될 예정이다. 앞서 나주목관아는 도심 한가운데 위치해 복원 및 활용가치가 높게 평가됐다.
또한 나주시는 고려 시대에 축성된 나주읍성 복원사업도 추진 중이다. 나주읍성은 서울 도성과 같은 4대문과 객사, 동헌 등을 갖춘 전라도 대표적 석성이다. 시는 지난 1993년부터 남고문․동점문․서성문 등을 복원했으며, 북망문은 오는 2014년 공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앞서 복원 사업을 통해 제 모습을 되찾은 나주객사 내 금성관, 목사 내아, 망화루, 동․서익헌 등도 빼어난 건축미를 자랑한다.
이미 복원돼 역사문화체험 등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도 있다. 경남 밀양관아는 2002년부터 관아 복원사업을 추진해 8여 년의 기간을 거쳐 지난 2010년 4월 20일에 목조 팔작지붕에 정면 6칸, 측면 3칸 규모로 준공됐는데, 300년 가까이 밀양을 지켜 온 ‘근민헌(近民軒, 부사가 행정을 처리하던 동헌)’ 앞마당에서는 현재 전통혼례가 치러지고 있다. 밀양관아 내에는 부사가 외부인을 만나는 별실인 ‘납청당(納淸)’과 관리의 자재들이 책을 읽고 공부를 하는 ‘매죽당(梅竹堂)’ 등이 현존하고 있다.
지난해 무이파호 태풍으로 쓰러진 나무로 피해를 입은 제주목관아 내 ‘일관헌’은 최근 준공 당시 잘못 복원된 것을 확인하고 위치 등을 바로 잡아 재복원될 예정이다. 일관헌은 옛 정의현의 조선시대 관아건물로, 정의현감이 정사를 보던 청사다.
제주시는 사업비 2억 원을 들여 일관헌 발굴조사와 관계전문가의 자문 및 고증을 받아 실시설계 하고,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국비 지원을 받아 복원 추진한다. 정의현 관아 시설물로는 객사, 향청, 무학청, 진무청, 가솔청, 작청, 현사, 사창, 서별창, 군기고, 대동고, 평역고, 형옥, 남성루, 의두정, 한동루, 남·동·서대문 등이 있어 그 규모를 짐작케 한다.
지방의 관아 대부분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훼손, 전소돼 사라졌다. 다만 관아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게 전부였으나, 여러 고증자료들과 유물 등이 속속히 발굴되면서 전국 곳곳에서 지방의 행정중심 역할을 도맡았던 관아 원형 복원에 박차가 가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