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자신의 부하직원을 목 졸라 살해하고 차량과 사체에 불을 질러 유기한 혐의로 광주 광산경찰서가 30대 남자를 살인 등의 혐의로 긴급체포했다. 남자는 부하직원을 살해하기 전 신용카드를 빼앗아 현금인출기에서 현금 130만 원을 인출한 혐의도 받고 있다고 한다.

자신의 내연녀와 사귀고 있었다는 이유다. 참으로 씁쓸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런 저런 이유로 사람을 살해하고 폭행하는 일이 만연해졌다는 사실이다. 거기에 더해 존속살인과 같은 천륜을 저버리는 일도 잊을 만하면 매스컴을 타고 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듯 생명경시 풍조가 만연해진 작금의 한국 사회를 바라보고 있으니 머리털 하나까지도 아꼈던 우리 민족의 모습은 마치 전설처럼 느껴진다.

어쩌다 한국 사회가 생명을 경시 여기는 사회가 되어버렸는지, 어쩌다 이 민족이 자신의 생명마저도 쉽게 포기하는 지경에 이르렀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는 데서 그치고 만다면 생명경시 풍조는 더욱 만연해지고 만다. 어떤 사건, 사고 앞에 그저 한탄만 하고 있는 것은 문제를 해결해주기는커녕 자칫하다가는 동조한다는 인식을 심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바뀌는 세상을 쫓아가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경쟁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남을 돌아보기란 생각하기도 어려웠을 것이고, 나조차 돌아볼 여유를 갖기란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게 세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받는 스트레스가 어느덧 다른 이들을 향한 분노로 진화되고 있었음을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던 것이다.

물론 원인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그것을 바로잡는 데는 지나온 시간만큼의 시간과 인내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비록 경쟁사회라 하더라도 나와 상대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함을 알아야 한다. 그 시간은 바로 어린 시절부터 시작돼야 함을 또한 인식해야 한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을 위한 성적위주의 교육이 아닌 좋은 사람, 좋은 사회를 만들어가기 위한 인성과 감성 교육이 선행돼야 함을 잊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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