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물관 에세이] 과거ㆍ현재 그리고 미래… 삶을 말하다 관람객과 소통하는 박물관
[박물관 에세이] 과거ㆍ현재 그리고 미래… 삶을 말하다 관람객과 소통하는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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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전시실에는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들-샤먼’ 특별전이 2월 27일까지 진행됐다. (사진제공: 국립민속박물관)

국립민속박물관

[글마루=김지윤 기자] “That's great! In here, I can find the whole range of shaman(훌륭합니다! 샤먼의 모든 것을 이곳에서 보는군요).”

1월 5일, 방학을 맞은 외동딸을 데리고 한국을 찾은 에이먼(영국, 52) 씨. 경복궁을 거닐다가 박물관에 들렀다. 기획전시실에서 열리고 있는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들-샤먼’ 특별전을 감상하는 부녀(父女)는 샤먼이 주는 신비로움에 푹 빠졌다.

가만히 보니 외국 관람객은 이들뿐만이 아니었다. 박물관 곳곳에서 영어를 비롯해 일본어, 중국어, 러시아어 등 다양한 언어가 귓등으로 들려온다. 국내 박물관 가운데 이처럼 다양한 인종이 찾는 데가 있을까. 내외국인의 발걸음이 머무는 이곳은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다.

이곳엔 특별한 전시가 있다!

민속을 다루는 박물관으로는 국립민속박물관이 국내에서 유일하다. 지방마다 향토문화관 및 박물관이 있지만 총체적으로 한국인의 삶을 다루는 곳은 서울 도심에 있는 민속박물관, 이곳뿐이다.

한민족생활문화사관을 비롯해 한국인의 일상, 한국인의 일생 등 3개의 상설전시관과 야외전시장이 마련돼 과거와 현재의 한국인 삶과 생활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여기까지 설명만 들으면 지역 박물관과 특별한 점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다른 점을 꼽으면 민속박물관은 끊임없이 새로운 시도를 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다이내믹하다. 그 일례가 2월 27일까지 진행하는 ‘하늘과 땅을 잇는 사람들-샤먼’과 ‘용, 꿈을 꾸다!’전이다.

두 전시에서는 한민족 이야기만을 다루지 않는다. 각국에서 생각하는 샤먼과 용을 소개하고 있어 관람객의 눈길을 끈다.

특히 박물관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샤먼전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이들은 전시장에서 각 나라의 샤먼에 대해 차이점과 공통점을 짚어가면서 감상한다.

오늘날에도 민속은 존재해

일반적으로 민속을 고리타분한 옛것으로만 생각한다. 그저 조선시대 이전의 일들로, 오늘날을 살아가는 나와는 먼 이야기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지방에 있는 박물관은 물건만 전시된 채 썰렁하다.

하지만 민속박물관엔 북적이는 관람객으로 활기가 넘친다. 옛 물건을 단순히 보이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전시관마다 이야기를 꽃피우고 있기 때문이다.

제2전시관을 둘러보자. 이곳은 한국인의 일상이 사계절, 지역별로 조성됐다. 특히 농경국가의 특징을 잘 살려 사계절별로 농기구 등을 전시한다. 스토리가 있어 귀와 눈이 즐겁다.

이처럼 민속박물관은 관람객과 소통하면서 민속이 ‘나와 멀리 떨어진 것이 아닌 바로 나의 생활’이라는 것을 알리고 있다.

지방 박물관과 달리 민속박물관이 인기를 끄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새로운 기획전시를 선보여 관람객의 지적 호기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전시 중인 용과 샤먼전 역시 관람객의 호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를 위해 민속박물관 측은 조사 및 연구를 소홀히 여기지 않는다. 적게는 수개월에서 길게는 수년에 걸쳐 만든 답사 및 현지 조사·연구 자료를 토대로 전시를 구성한다.

민속박물관의 산하에 있는 어린이박물관은 ‘심청’을 주제로 조상의 생활, 사상, 지혜, 용기 등을 전시한다. 이러한 것을 통해 어린이들이 자연스럽게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도록 장려한다.

이로 인해 자녀를 둔 부모와 교사들이 박물관을 선호한다. 취재 당일 평일이었는데 자녀와 함께 박물관을 찾은 부모가 방문객의 절반 정도였다.

“할머니가 살던 동네는 어땠을까”

국립민속박물관에 들어서기 전 마당을 둘러보면 돌하르방과 장승, 돌탑, 문무인석, 효자각 등이 있다. 박물관 왼편으로 작은 동네가 꾸며져 있다. 바로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의 유년시절에 살아봤을 법한 근현대식 건물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래의 것을 재현한 것이지만 외국인과 어린이 관람객에게는 그저 신기할 따름이다. 어르신들은 젊은 시절, 늘 보았던 터라 옛 향수에 잠긴다.

박물관이 살아 있다!

민속박물관은 정적이지 않다. 지금까지 말해 왔듯이 끊임없이 기획과 체험학습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선보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관람객과 소통하고 있어 ‘살아 있는 박물관’으로 불리기도 한다.

앞서 말했듯이 이곳은 물건을 모아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자료를 늘 업데이트한다. 현재 박물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현대인의 삶과 생활양식을 조사한다.

20~21세기를 살아가는 한국인의 생활을 박물관에 담기 위해서다. 조사 내용은 냉장고에 든 음식 등 일상생활과 밀접한 것이다.

올해 박물관의 계획은 무엇일까. 먼저 박물관은 예년과 같이 (사)국립민속박물관회(회장 김의정)와 합동으로 ‘민속박물관대학’과 ‘문화답사’를 마련했다. 두 강좌 모두 한국 역사와 문화를 재조명할 기회를 제공하고 문화에 관심을 높이려는 취지에서 만들어졌다.

이를 통해 참가자들에게 민속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장을 만드는 것이 박물관 측의 목표다. 민속을 다루는 국내 유일무이한 곳이자 관람객과 소통하고 문턱이 낮은 국립민속박물관. 그리고 로비에 들어간 순간 시공간을 넘나들며 우리와 세계의 민속을 느낄 수 있는 이곳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어떠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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