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대 심포지엄서 ‘한류’ 현상 고찰

[천지일보=정현경 기자] 아시아를 넘어 세계로 한류 바람이 거세다. 이에 최근 일본에서 열린 심포지엄을 통해 한류 현상을 분석, 고찰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지난 17일 도쿄대 후쿠타케홀에서 열린 ‘현대한국문화의 아시아적 환류(還流)와 지역 아이덴티티의 가능성’이라는 제목의 심포지엄에는 여러 교수진과 관계자들이 참석해 열띤 토론을 펼쳤다.

소노다 시게토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아시아에서 한류가 강세를 떨치는 것은 미국 문화 편중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 문화에 치우쳐 있던 아시아 국가들이 한류 드라마와 가요 등을 통해 ‘아시아화’를 시도하고 있다”며 “일본에서도 한국인이 ‘중요한 타자(他者)’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영덕 콘텐츠진흥원 일본사무소장은 “캄보디아에는 자국의 아이돌을 키워내는 시스템이 없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는 다양한 문화를 받아들이는 포용력이 있다는 점이 동남아 한류 열풍에 도움을 줬다”고 동감을 표시했다.

일명 ‘아시아 문화’라는 공통적인 부분이 한류 드라마에 잘 드러나 한류 열풍을 몰고 왔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사토 다다오 일본영화대 학장은 “미국 영화에서는 주로 힘센 주인공이 사랑을 쟁취하지만, 한국이나 일본 중국 대만 등의 작품에는 꽃미남이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 많다”며 “아시아 문화라는 공통된 기반이 드라마 ‘겨울연가’의 일본 열풍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이장수 로고스필름 대표는 한일 드라마를 “한국에서는 회당 약 70분의 드라마를 주당 2회씩 15∼16부작으로 만들다 보니 ‘스토리 중심형’이 된 반면, 일본은 회당 45분 드라마를 주당 1회씩 11∼13부작으로 만들다 보니 수사·의료·가족물 등 ‘장르형 드라마’로 변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비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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