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표 전날 뉴욕채널 통해 통보..美 6자회담 참가국과 논의"
"신임 최영진 대사, 셔먼 정무차관과 긴급 논의"

(뉴욕=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16일(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과 관련, "이를 강행하면 식량을 지원하는 일은 상상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빅토리아 눌런드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로켓 발사는 북한의 신의를 의심하게 만들고, 식량 선적을 추진할 우호적인 분위기 조성을 해칠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북측의 이날 발표가 지난달 29일 중국 베이징(北京) 고위급 회담 합의사안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초래했다고 말했다.

그는 "로켓 발사를 강행한다면 북한 정권은 국제사회에서 한 약속을 터무니없이 어기는 것이므로 미국은 북한의 발언을 신뢰할 수 없으며 북측과 일을 진행하기 매우 어렵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은 베이징 대화 당시 이런 장거리 로켓 발사는 합의 폐기를 의미한다는 점을 북측에 이미 경고했기 때문에 이번 위성발사 발표는 북측의 약속이 신뢰할만한 것인지 의심하게 만든다"고 전했다.

미국은 인도적 관점에서 북한에 식량지원을 제안했으며 북측의 양보에 대한 대가로 주는 것은 아니라고 밝힌 바 있어 이번에 북한의 로켓 발사를 이유로 식량선적을 중단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이에 대해 눌런드 대변인은 미국은 식량을 지원하기로 하면서 이 식량이 정권의 엘리트 계층으로 흘러가는 것을 감시하겠다고 했으며 북한도 그 모니터링을 허용하겠다고 했는데 이번에 로켓을 발사한다면 모니터링에 대한 북측 약속의 신뢰성을 의심할 수 밖에 없게된다고 밝혔다.

눌런드 대변인은 "어제 오후 뉴욕채널을 통해 북한이 이(로켓발사)를 강행할 것 같다는 소식을 전해들었다"면서 "그 메시지를 (북측으로부터) 전해받은 사람은 당시 (미 정부의) 관련된 훈령이 없는 상태였지만 로켓 발사의 함의가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하게 밝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로부터 몇시간 후에 북한의 보도가 있었다"며 "우리가 새벽 4시에 이례적으로 성명을 낸 이유가 거기에 있다"고 강조했다.

눌런드 대변인은 글린 데이비스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의 발표와 관련해 이미 북한을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과 전화통화를 통해 논의했다고 전하면서 "통화 상대 가운데 북측의 발표에 놀라지 않은 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북한은 우라늄농축프로그램(UEP) 가동중단을 포함한 비핵화 및 미사일 시험을 유예하겠다고 지난달 미국에 약속했으나 4월에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 3호위성을 발사할 계획이라고 이날 전격 발표했다.

북한은 `광명성 3호'가 평화적 목적의 위성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미국 측은 로켓에 핵탄두만 장착하면 장거리 미사일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북미간의 미사일 시험 유예 약속을 위반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북측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단원 방문도 곧 허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6자회담 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이날 성명을 내고 북한에 대해 장거리 미사일 발사 계획을 재고해줄 것을 촉구했다.

반 총장은 이날 북한의 발표가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자제하겠다는 최근의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위성 발사 계획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최근 부임한 최영진 신임 주미대사는 이날 웬디 셔먼 국무부 정무차관과 만나 북한의 로켓 발사 발표에 대해 긴급 협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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