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이계 ‘백의종군’ 바람에 ‘제3당 꿈’ 접나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중도보수 신당 ‘국민생각’의 총선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자유선진당(선진당)과의 합당을 통한 원내 교섭단체 구성의 꿈은 이미 물 건너간 데다 여권의 낙천자들의 ‘백의종군’ 바람으로 현역의원 영입 계획도 큰 차질을 빚게 됐다.

국민생각 박세일 대표는 지난 14일 “선진당을 비롯한 중도 우파세력에 조건 없는 즉각적인 연대와 통합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심지어 국민생각의 기득권 포기를 각오하며 “이번 총선에서 신보수·개혁 보수 세력이 원내교섭단체가 돼야 대한민국이 선진화되고 통일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박 대표의 적극적인 구애에도 선진당은 이 같은 제안을 공식 거절했다. 선진당 문정림 대변인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 공감이 없는 통합이나 연대는 있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애초 국민생각은 5석 이상을 확보한 뒤 선진당(15석)과의 합당을 통해 제3교섭단체를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특히 국민생각은 선진당을 비롯한 재야 우파세력과 연대해 또 다른 신당을 추진했지만, 친이계 탈당 의원의 잇따른 ‘백의종군’ 선언으로 이 같은 계획이 무산됐다. 새누리당 김무성 의원의 백의종군 선언 이후 조진형 의원도 이 대열에 가세하면서 새누리당 내 탈당·무소속 출마 움직임은 현격히 줄어들었다.

이명박 대통령도 MB와의 차별화, 친이계 공천 불이익 등 당의 외면을 받으면서도 “우리나라에 박근혜 위원장만 한 정치인이 몇 사람 없다고 생각한다”며 박 위원장의 편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이 대통령의 박 위원장에 대한 발언이 새누리당 낙천자들의 움직임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애초 선진당은 국민생각과 양당 구조를 무너뜨릴 원내 교섭단체 구성을 통한 제3당의 출현에 공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낙천 현역의원의 탈당 움직임이 둔화함에 따라 새누리당 낙선 인사 영입 계획이 차질을 빚자 결국 합당을 포기한 것이다.

더욱이 지난 2005년 한나라당 비례대표 의원 시절 당시 박근혜 당 대표의 행정도시법(세종시) 찬성 입장에 반발해 의원직을 사퇴한 박 대표의 정치적 이력도 이번 합당의 걸림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생각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선진당과의 합당을 염두에 두고 지역구 공천을 미뤄왔지만, 이제는 독자적인 총선에 나설 수밖에 없다”면서 다음 주 중으로 지역구 공천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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