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건설 강력 반대 성명 잇달아

[천지일보=손선국 기자] 제주해군기지 건설을 둘러싸고 기독교계의 반발이 점점 거세지고 있다. 지난 13일 기지건설을 반대하는 목사들이 해군기지 펜스를 뜯어내려다 경찰에 저지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측 송모 목사 등 3명은 이날 기지건설 현장 서쪽 펜스 부근에서 ‘성직 유린하는 정권 규탄 및 구럼비 파괴 중단 촉구’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후 이들은 절단기 등으로 펜스에 구멍을 내는 등 행위로 기지건설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최근 구럼비 발파작업을 막기 위해 울타리를 뚫고 공사장 안으로 들어갔던 천주교 예수회 김모 신부와 기장 소속 이모 목사에게 제주지법이 구속영장을 발부한 데 대해 유감을 나타내며 즉시 석방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에서 “평화를 위협하는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며 “강정마을 주민의 아픔에 동참하는 성직자들을 구속한 것은 명백한 ‘종교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제주지검은 “종교인들이 절단기 등을 이용해 공사부지 펜스를 뜯어내 침입한 것은 중대 사안이며 불법 행위이기에 구속한 것 일뿐 특정종교나 종교계에 대한 탄압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반박했다.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도 13일 성명에서 “정의와 평화, 생명의 가치를 바라는 다수의 의견에 대해 무력대응을 통해 심각한 갈등을 조성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기지건설 중단을 촉구했다.

아울러 이날 저녁 서울 청계광장에서는 천주교 인권위원회와 제주해군기지 건설저지를 위한 전국대책회의가 200여 명의 시민과 함께 “구럼비를 살려내라”며 촛불집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8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김영주)에서도 ‘구럼비 발파하는 정부와 해군을 규탄하다’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 따르면 수많은 시민단체와 국민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구럼비를 발파한 것은 “현 정부가 국민의 절규를 무시하고 민주주의를 짓밟은 처사이자 우리 권력이 지닌 극도의 오만함”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