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비디오 조소작가 아만다 M. 브라운(오른쪽)과 그의 설치 작품 ⓒ천지일보(뉴스천지)

향수적인 요소 주고자 흑백영상 선택

[천지일보 보스턴=이지인 기자] 미국의 비디오 조소작가 아만다 M. 브라운(Amanda M. Brown). 그의 고향은 푸른 바다가 보이는 미국의 나라간셋, 로드 아이랜드(Narragansett, RI) 주다.

작은 관광타운에서 자라나 어릴 때 바다에 매일 뛰어나가 수영했던 아름다운 추억을 떠올리며 자신의 엄마가 웨이트레스였지만 딸인 자신에게 인생의 많은 기회들을 제공하려 날마다 노력하신 훌륭한 분인 것에 늘 감사한다는 기특한 딸이기도 하다.

어릴 때 사립학교에서 장학금을 받고 학교를 다녔고, 모든 학과 활동과 댄스 스포츠, 축구, 악기수업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다양한 장르의 교육을 받은 그는 12살에는 러시아에 가 러시아어를 배우는 기회도 가졌다.

그는 자신이 좋아한다는 핑크색옷 색처럼 여리고 여성적인 외모와 동시에 오렌지색처럼 따뜻하면서도 강렬한 활동력을 동시에 지닌 아이리시(아일랜드) 계보의 작가이기도 하다.

가나, 덴마크 등 새로운 지역에 가서 새로운 언어와 다른 나라의 문화를 배우는 것에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밝은 웃음의 노랑머리 여자작가. 그의 작품에선 그가 직접 춤꾼으로 나서작품자체로 퍼포먼스를 멋지게 펼쳐 보인다. 멋진 몸의 율동과 꿈을 주제로 한 그의 야심차고 낭만적인 작품은 2011-2012년 Emerson College에서 만나볼 수 있다.

-자신이 예술가가 되는데 큰 계기가 된 것이 있다면.
“사실 예술가가 되기 전에는 문학이 전공이어서 문학이며 이론이며 읽고 쓰는 공부 쪽으로 많이 치우쳤는데, 공부를 하면서 느낀 점이 항상 다른 사람들의 아이디어를 배우고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무언가 내 안에 있는 창조적인 면은 늘 채워지지 않은 채로 불충분한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직접 만들고 부딪히는 예술을 시작하게 됐다.”

-자신을 어떤 종류의 예술가라고 부를 수 있는지.
“그냥 아티스트라 현재는 불리지만, 춤을 결합한 비디오와 조소 설치에 초점을 둔 아트를 하고 있기에, 비디오 조소작가라 부를 수 있을 것 같다. 원하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거기에 맞는 재료를 찾아 결합해 가는 게 내 아트 스타일이기도 하다.”

-특이하게 문학을 먼저 전공했는데, 실제로 다른 전공이 본인의 예술세계에 어떤 식으로 결합되고 있는지.
“뭔가를 만들어 낼 때 글을 종종 쓰기도 하는데, 내 아트 속엔 그 글들이 스며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내가 글을 쓸 때에는 단순히 메모 같아 보이지만, 결국 작품 속에서 시적이며 단순한 제스처로 우러나게 되는 거다. 그래서 영화나 비디오를 조소작품과 함께 찍을 때에도 시적인 분위기가 자연스레 연출되는 것이다.”

-주로 어떤 재료를 사용하시는지.
“현재는 비디오가 주된 재료라 할 수 있고, 때론 오래된 낡은 가구자체나 점토, 나무나 석고 조소 건축물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런 창조적인 작업을 하기 위해 가장 큰 영감이 되는 게 있다면 무엇인지. 그리고 어디서 아이디어를 얻는지 궁금하다.
“바로 꿈이다. 내 꿈이 바로 아이디어의 보고이며, 내겐 큰 영감이 된다.”

-그렇다면 비디오 작품이 본인의 꿈에 관한 것 인지.
“내 꿈은 내가 마음속 깊이생각하고 있는 것인데, 그래서 꿈의 몇 장면을 작품 속에 담아내는 거라 할 수 있다.

-현재까지 가장 마음에 드는 본인 작품이 있다면.
“한 가지 얘기하자면, ‘Arches’ 2011라는 작품인데, 이 작품은 아치모양의 건축물을 잘 보여주고 있다. 초기에는 덴마크의 보레비 성(Borreby Castle)에 굉장히 매료됐었는데, 그 성의 건축스타일과 아치모양의 문 모양이 제 예술에 미스테리처럼 매우 강하게 결합돼 있고 또 현재까지는 그 작품이 가장 맘에 든다.”

-최근 작품에 대해 말해 준다면.
“내 드레스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작품들인데, 두 개의 비디오가 벽과 거울에 프로젝트 되는 비디오 설치작이고, ‘Debut’ 2011 라는 작품은 점토로 옷을 만드는 모습, 그리고 그 옷을 입고 천천히 걸어 갈 때 그 무게로 인해 옷이 서서히 벗겨지고 바닥에 떨어지는 퍼포먼스를 찍은 비디오다. 마치 꿈에서 본 우리가 쓰던 굉장히 친근한 장농이나 침대처럼 내 옷도 그렇게 보여진다. 드레스 작품은 여성성과 인생의 순환을 말하고 있고, 그리고 다른 비디오’One’ 2011에서는 제가 탱고를 추는 모습이 거울에 비추어 보이는데, 거기선 제 드레스가 매우 반짝인다.”

-춤을 추고 있는 비디오 작품을 보았는데, 춤을 추는 사람의 그 움직임이 개인작품에 중요한 요소인지.
“내가 축구와 춤을 배웠기 때문인지, 내 작품에서 움직임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 그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내가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요소이고, 이제 그것들이 하나로 엮어져 춤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춤은 보스턴에 있는 선생님들에게 배웠는데, 내가 가장 좋아하는 탱고 춤꾼이 바로 내 남자친구였다. 그 영향 때문인지 아르헨티나에 가서 춤의 근원을 좀 배우고 오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 그 준비로 요새는 스페인어를 새롭게 배우고 있다.”

-흑백 비디오를 선택한 이유는.
“꿈을 꾸는 듯하고 더 친근하고 사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기 위해서다. 아마도 흑백에서 향수적인 요소를 느끼실 수 있을 것이다.”

-예술작가로서 여행도 많이 다니는 것 같은데 다른 나라의 아티스트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소감과 작품세계와 연관해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가나와 덴마크에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으로 갔다. 가나는 흙과 오로지 손으로만 만들어지는 건축물에 매료돼 찾아간 것이었다. 가나라 하면 살기 힘들고 그럴 것 같은데 내가 간 곳은 주방장이 너무 잘 대해줘서 매일 배불리 먹고 좋은 친구가 됐다. 또 그곳의 호스트로 있는 분이 굉장히 고지식한 사람이었다.

하지만 여자의 관점에서 항상 좋은 것을 제공하는 분이라 너무 멋진 경험이었다. 내가 경험한 가나는 정말 멋지고 최고로 친절한 가족적인 나라 중의 하나였다. 정치적이기 보단 굉장히 안전하다. 가난한 사람들조차도 그들 안에 기쁨이 항상 있고, 그곳의 공예예술은 정말 살아 숨 쉬는 것이라 할 수 있다. 가나의 작은 마을에 20대 젊은이들 중 영어가 완벽한 사람들은 자청해서 외교사절단이 되는데, 이들이 그들의 삶의 질을 보여주고 연결하는 예술공예의 역사와 그 중요성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기도 한다.

가나의 어떤 마을에선 여자들이 노래와 춤으로 바구니를 흔들며 인사를 하고 반갑게 맞이해주는데, 나는 둥글게 모여 추는 원 춤이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졌다. 삶의 에너지와 흥미, 음악과 춤이 그들에겐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 느껴졌다.

나를 가르쳐 준 집이나 건물을 소재로 조소작품을 만드는 니나 홀(Nina Hole)이라는 세라믹 작가 선생님이 있는데, 캘리포니아 춤 컨퍼런스에서 처음 만났고, 그의 책을 보고 그날 바로 초청했다. 내가 호스트가 돼 도시며 관광지며 다 보여주고 했다. 그 선생님이 굉장히 겸손하고 아름다운 분이고, 예술가적인 창조성과 테크닉이 대단한 분이어서 내가 가장 존경하는 분이다. 그 분이 나를 덴마크의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적극 초청해줬다.”

-예술작가로서 자신의 강점과 약점이 있다면.
“큰 것을 이루려는 욕심, 그리고 결정력, 앞으로 밀고 나가는 강단과 끈기, 사람들과 함께 돕고 일하는 팀 정신이 강점이고, 약점이 있다면 때로 가끔 뒤로 물러나서 세세한 것들을 봐야할 때도 필요한데 그런 점들을 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일 것이다.”

-2012년 앞으로의 계획과 희망이 있다면.
“뉴욕의 아트는 나를 흥분케 하기에 충분하지만, 아마도 앞으로도 다른 나라 레지던스 프로그램에 더 도전하고 신청할 것 같다. 내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새로운 지역을 여행하는 것을 무척 좋아해서, 어딘가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개인 작업실도 열고 정착도 하게 된다. 기회는 어디든 항상 열려있는 법이니깐. 한국의 예술가 레지던스 프로그램에도 한번 도전 해보고 싶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