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술 정치컨설팅 그룹 인뱅크코리아 대표

필자는 2011년 8월 2일 천지일보 칼럼에서 우리의 안보태세와 관련하여 임진왜란(壬辰倭亂) 사건을 비교하며 논평을 한 바 있다. 당시 칼럼을 그대로 인용하자면 1592년부터 시작된 7년간의 임진왜란(壬辰倭亂)으로 우리 조선은 경복궁을 비롯한 많은 국보급 문화재들이 손실되거나 약탈당했으며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었다. 우리는 이러한 치욕의 역사를 보며 임진왜란 발발 9년 전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 임진왜란 9년 전인 선조 16년 문신들은 당파의 이익을 둘러싸고 분열돼 나라의 기강이 위태로웠다. 오직 병조판서 율곡 이이만이 외세의 침략에 대비한 10만 양병을 주장했으나 간신같은 문신들에 의해 결국 탄핵을 받고 물러났다. 그 때문에 임진왜란에 있어서 백성들은 왜적의 살육과 방화, 약탈에 희생되었으며 율곡을 탄핵한 문신들과 임금은 피난가기에 바빴다. 이것이 임진왜란의 실상이며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뼈아픈 교훈이다.

김성민 북한인민해방전선 대표는 지난해 7월,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대남테러 전력은 특수부대인 경보지도국 11만 명과 해상․항공 저격 4개여단 4만 명, 전자테러병력 1만 명, 정찰총국 정찰대대 5000명 등 16만 5000명”이라며 “내부 교란과 혼란 조성으로 (한국의) 국가이미지 실추, 국가지휘체계를 마비시켜 적화무력통일 국면 조성 등을 임무로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이러한 강력한 군사력은 새삼 놀랄 일도 아니건만 오늘날 더욱 위협적으로 느껴지는 이유는 우리의 안보태세와 관련된 의식문제와 표를 집착한 정치적 문제다.

북한의 천안함 폭침으로 46명의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희생되었고 민간인들을 향한 연평도 포격사건으로 주민들의 재산 피해는 물론 4명의 숭고한 목숨마저 빼앗아갔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군사시설이라고 하면 기피대상 1호요, 묻지마 반대로 인해 군부대가 들어설 곳이 마땅치도 않다.

국민이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지 않는다면 이 나라에 평화란 없다. 하물며 해군기지를 해적기지로 지칭하는 발상 자체가 너무도 위험한 비안보적 발상이다. 해군이 머물 해군기지가 해적기지라면 해군은 해적인가 군인인가? 우리 국민들은 해적들에게 우리의 안보를 맡겼단 말인가! 일명 고대녀로 이슈가 된 김지윤 통합진보당 비례대표가 한 말이니 가히 더 충격적이다. 비례대표라면 당선도 어느 정도 보장된 미래의 국회의원인데 이 나라의 안보에 대해 그런 식의 이념을 가진 국회의원이 이 나라의 안보에 대해 앞으로 어떤 의정활동을 벌일지는 짐작이 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해군 장병들에게 해적이라고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강정마을 해군기지에 근무할 해군들은 결국 해적기지에서 일하는 셈이 된다. 그렇다면 결국 해적 아닌가 말이다. 해적기지 자체를 취소하고 본인의 말 실수임을 인정치 않는다면 결국 그곳은 해적기지일 뿐이다. 앞으로 국회의원이 될 사람이 그렇게 말장난하는 것부터 배워서는 국회의원이 될 자격이 없다. 더구나 “정부와 군 당국, 미국이 제주도에서 벌이고 있는 일 그리고 공사를 막으려는 사람들이 연행되고 있는 무법천지를 보며 현 상황을 해적들의 행위에 빗댓을 뿐이다”라고 말했는데, 정부와 군 당국, 미국과 경찰이 모두 해적이란 말인가? 중국은 항공모함을 앞세워 우리 서해를 위협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면서 우리 해상을 지키겠다는 군 당국과 경찰이 해적이란 말인가?

필자는 강정마을이 해군기지로서의 적합성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또한, 강정마을 주민들이 가진 분노에 대해서는 비판하는 것이 아니다. 지금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국회의원 당선이 보이는 김 씨가 가진 생각이다. 율곡 이이 선생께서 이 이야기를 듣는다면 저승에서도 분노할 일이다. 우리 해군과 정부, 군 당국과 경찰이 해적이라면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들은 무엇인가 말이다. 평화란 우리의 국방이 튼튼할 때 비로소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미군 철수만 외칠게 아니라 미군을 철수 시키려면 우리 스스로가 더 자주국방의 힘을 키워야 한다. 자주국방의 힘도 못키우게 하는 사람들이 미군 철수를 주장한다면 북에 우리를 팔아먹겠다는 것인가? 우리 역사는 끊임없이 수탈을 당한 역사를 가진 민족이다. 율곡 선생의 10만 양병설과 간신배들의 피난 행렬이 왜 머릿속에 맴도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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