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대리 로펌들, 서류검토원까지 모두 93명 고용

(샌프란시스코=연합뉴스) 애플이 특허소송과 관련해 한국어로 돼 있는 삼성전자의 각종 서류를 검토하기 위해 최근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 73명과 서류 검토원 20명을 채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뮐러는 9일(현지시간) "애플이 미국에서 캘리포니아 북부법원과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삼성과 소송전을 벌이는 것과 관련해 삼성이 제출한 산더미 같은 한국어 서류를 검토하기 위해 이들을 고용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뮐러는 연합뉴스에 이들 한국계 미국 변호사가 자필로 서명한 뒤 지난달 27일자로 ITC에 제출한 '비밀보호 명령(protective order)서약서'를 근거로 제시했다. 이는 소송과정에서 얻게 되는 각종 영업비밀 관련 정보를 외부에 누설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서약서이다.

이들 서약서에는 대부분 한국인으로 보이는 이름이 적혀 있으며 일부는 아예 한국어로 이름을 자필로 서명하기도 했다.

이들 한국계 변호사 등을 채용한 곳은 미국에서 삼성전자와의 소송과 관련해 애플을 대리하고 있는 법무법인 모리슨앤포어스터(Morrison & Foerster)와 윌머헤일(Wilmer Hale)이다.

뮐러는 "지금까지는 애플의 삼성전자 소송에서 활동하는 한국계 이름을 가진 변호사는 한명 뿐이었다"며 "하지만 삼성전자와의 소송이 매우 중요한데다 자금력도 충분해 이처럼 한국어를 할 수 있는 전문가들을 대거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뮐러는 "한국계 미국인 변호사가 대거 채용됐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미롭다"며 "이들이 비즈니스 또는 정보기술(IT) 관련 지식을 가진 사람들로 보이지만 채용 인원이 방대한 점을 감안할 때 일부는 자동차사고 등 일반 형사사건 담당 변호사들까지 채용해 간단한 훈련을 통해 이 사건에 투입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추측했다.

그는 "이들은 이번 소송만을 위해 임시 채용됐을 것"이라며 "한국계 변호사의 대거 채용은 소송에서 엄청난 자금력으로 언어장벽도 극복할 수 있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삼성전자에 전달하려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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