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1 총선에서 부산 사상구에 공천을 받은 새누리당 손수조 예비후보. (연합뉴스)

지역 당원 등 돌려 조직 싸움 열세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정치계의 신데렐라’ 손수조(27, 여) 총선 예비후보가 역풍을 맞고 있다. 새누리당이 부산 사상구에 출마한 민주통합당 문재인 상임고문의 대항마로 손 후보를 공천한 이후 해당 지역의 당원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집단 탈당 움직임마저 나타나고 있어 새누리당 진영이 문 고문과 싸워보기도 전에 흔들리는 형국이다.

지난 5일 새누리당은 최연소 공천 신청자인 손 후보를 사상구의 공천자로 확정했다. 그간 손 후보의 공천에 반대해온 사상 당원협의회 소속 당원들은 중앙당의 결정에 격분하고 있다. 이들은 7일 “손 후보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내용의 결의문을 발표하는가 하면, 일부는 “지역 정서와 동떨어진 공천”이라며 집단 탈당계까지 낸 것으로 알려졌다.

당원들의 반발엔 손 후보의 경쟁력이 경쟁 후보에 크게 밀린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2차 공천명단 발표 당일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손 후보는 문 고문에 더블스코어 차이로 뒤졌다. 국제신문이 리얼미터에 의뢰해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문 고문은 54.7%, 손 후보는 28.8%의 지지율을 얻었다. 특히 20~30대와 여성층에서도 손 후보의 지지율은 문 고문에 상대가 되지 않았다.

조직 기반이 없는 손 후보로서 지역 당원들의 반발은 큰 타격이 될 수밖에 없다. 인지도 등 개인 경쟁력에서 문 고문에 밀리고 있어 당 조직의 전폭적인 지원 없이는 지지율 차이를 극복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사태가 커지자 당협위원장인 장제원 의원은 7일부터 부산 사상구에 내려가 당심과 민심 파악에 나섰다. 장 의원 측은 “(장 의원이) 그동안 선거법 위반 조사 때문에 조용히 지냈는데, 이제 무혐의 처분이 됐으니 의정활동도 마무리하고 주민 의사도 직접 들어보기 위해 내려갔다”며 “직접 들어보고 (손 후보에 대한 입장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손 후보의 공천에 대해 ‘문재인 바람’을 잠재우기 위한 전략카드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보고 있다. 즉, 선거에서 문 고문에 지더라도 파장을 최소화하자는 것이다. 야권 대권주자인 문 고문의 상승세를 최대한 누그러뜨리기 위한 전략카드인 셈이다. 그러나 이는 선거 패배를 전제로 한 공천으로 볼 수 있어 해당 지역 당원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사상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이벤트성 공천의 지지율은 올라가지 않는다”며 “(손 후보 공천은) 사상구민의 의사를 무시한 처사로 대통령이 되기 위한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몸부림으로밖에 보지 않는다는 게 지역구민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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