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재스민 혁명’ 이후 북아프리카 국가 여성들의 지위가 개선되기는커녕 오히려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집트 일간 이집션가제트는 지난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발생했던 민주화 시위에 앞장선 여성들의 권리가 위태롭게 됐다고 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 매체는 이 같은 현상이 이슬람 세력의 득세 때문에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이집트에서는 이슬람 정당들이 총선을 통해 상·하원을 장악했다. 여성 의석 점유율은 과거 12%에서 지금은 2%로 크게 줄었으며 여성에게 64석을 할당해 주던 쿼터제도 폐지됐다.

이에 국제인권연맹은 “(아랍권) 여성들이 과격한 단체와 정부군에 의해 차별과 폭력, 공공 생활에서 격리 등의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상하원에서 압승을 거둔 이집트 최대 이슬람단체 무슬림형제단은 공개적으로 여성이 이 나라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여성들을 압박하고 있다.

무슬림형제단의 마흐무드 고즐란 대변인은 “이슬람 율법인 샤리아에 부합하는 어떤 법은 환영을 받지만, 그렇지 않은 모든 법은 환영받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튀니지의 일부 교사는 히잡(머리를 가리는 데 사용하는 스카프)을 쓰지 않았다는 이유로 위협을 받았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이슬람교도 수백 명이 대학교에서 여성의 니캅(눈을 제외한 얼굴 전체를 덮는 일종의 얼굴 가리개) 착용 금지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이기도 하는 등 이슬람권 국가 곳곳에서 여성 인권 탄압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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