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익 정치평론가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의 공천에 관한 파열음이 여기저기서 들려오고 있다. 새누리당보다 공천에서 앞서 나갔던 통합민주당의 상황이 심각하다. 새누리당의 1차 공천내용이나 민주통합당의 3차까지의 공천내용을 보면 국민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보이지 않는다. 현역의원의 탈락이 보이지 않고 있다.

인사가 만사라고 하지만 정당 쇄신의 바로미터는 바로 공천에 있다. 민주통합당의 당사 앞에는 연일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강철 전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이 2일 서울 영등포 민주통합당 당사에서 1인 시위를 했다. 그는 임종석 사무총장의 후보사퇴와 사무총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그는 좋았던 민주당 지지율이 떨어지는 이유가 광주 동구의 선거인단 모집인의 자살에 박주선의원은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는데 나는 공천탈락이고 임종석은 1심이 유죄임에도 공천을 받는 것은 문제”라고 주장하니 당이 무슨 말을 하겠느냐면서 선당후사의 공천을 촉구했다.

 또 인천의 한광원 예비후보를 반대하는 시위도 있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한 후보는 당시 온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한나라당 최연희 의원의 성희롱 사건에서 최 의원을 옹호하는 편지를 써서 한국여성단체협의회에서 낙선운동을 추진했던 편지사건의 장본인”이라며 “중구청장 구속 및 3년 유죄선고에 대한 공천책임론과 지난 지방선거 당시 동구청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출신 무소속 후보를 지원한 해당행위,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폄하발언, 수해사건 당시 해외여행 물의 등 정체성과 경쟁력, 도덕성 면에서 후보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4일에는 민주통합당 전국 청년위원회가 당 지도부의 무원칙 공천을 규탄하는 항의 집회를 열고 이상호 전국 청년위원장을 비롯해 청년위원회에 대한 공천학살을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역에서 여론조사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상호 전국 청년위원장은 공천과정에서 원천 배제되어 경선 참여의 기회조차 박탈당했으며, 정환석 수석부위원장, 임익강 서울시당 청년위원장까지 부당하게 공천 배제 당했다”고 밝혔다. 항의 집회에는 민주통합당 전국 청년위원회를 비롯해서 2002년 전국 노사모의 대표일꾼들, 그리고 지역의 지지자 등 약 300여 명이 참석했다.

한광옥 통합민주당 고문의 탈당도 예사롭지 않다. 구 민주계 위원장들의 공천반발과 탈당으로 민주통합당은 전․현직의원 우대 기조에 친노 전직의원들과 친노 486세대의 전면등장이 통합민주당의 공천파동을 예상케 하고 있다. 국민경선은 시늉만 낸 채 일부지역만 시행할 것으로 보이고 국민경선의 대의원 모집에 따른 후유증도 예상된다.

통합진보당은 비례대표로 내정한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의 과거 이력이 문제가 되고 있다. 전교조 부위원장 시절 발생한 2008년 성폭력 사건을 제대로 처리하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당시 민주노총 간부가 전교조 소속의 여교사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발생했는데 당시 민주노총과 전교조는 사건을 축소, 은폐하려 했다. 사건 직후에 전교조 위원장으로서 사건을 해결하기는커녕 덮으려고 했다는 의혹을 갖고 있다. 진중권 교수도 통합진보당을 매섭게 비판하고 있다.

새누리당의 공천도 잡음을 일으킬 소지가 다분히 있다. 공심위와 비대위의 공천주도권 싸움이 공심위의 손으로 넘어간 듯 공심위가 이재오 의원을 공천 확정한 것을 보면 쇄신공천의 의미는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 다행히 부산 사상의 경우에는 참신하고 비전을 갖춘 손수조 후보가 공천이 확정된 것이 다행스럽다. 비록 선거에 질 수 있다고 하더라도 미래가 보이는 공천을 해야 당의 쇄신이 진정성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새누리당이나 민주통합당이 계파별 안배나 연대한 단체들과의 나눠먹기식의 공천도 안 되는 일이고 정치신인의 진입을 막는 기득권의 횡포도 안 된다. 최소한 성희롱이나 성폭력으로 문제를 일으켰거나 재판에서 정치자금법을 위반해서 유죄를 받은 사람이나 국회의원의 품위를 떨어뜨린 현역의원을 재공천 하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각 정당들은 국민의 눈을 무섭게 생각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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