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날씨 정보 활용해 기관·기업 부가가치 높인다”

장충동왕족발 등 20곳 ‘날씨경영인증’ 받아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족발이 날씨와 무슨 상관있냐고요?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주)장충동왕족발은 기상청으로부터 지난달 29일 ‘날씨경영인증’을 받았다. 날씨에 따른 매출현황 등을 분석, 이를 경영에 활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날씨경영 사례를 발표한 주종국 장충동왕족발 영업부장은 “날씨에 따라 월별로 매출 차이가 크다. 춥거나 눈․비가 와 야외활동이 어려울 때 매출이 높다”면서 “2006~2010년 매출현황을 살펴보니 1월과 8월, 12월에 판매량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산 생족만 사용하기 때문에 수요에 따른 물량 확보 및 보관이 중요하다”면서 “매출량을 고려해 2~3개월 전부터 원자재를 예측하고 확보한다. 이렇게 하니까 물량을 불필요하게 많이 보관하지 않아도 돼 보관관리 비용이 절감됐다”고 덧붙였다.

◆기상청 “기상사업 시장 규모 확대”
요식업계를 비롯해 레저업계와 에너지업계, 교통․운송업계 등 다양한 업계에서 날씨를 경영에 활용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이는 날씨정보가 재해예방 수단 차원을 넘어 각 기업의 이익 창출에도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산하기관인 한국기상산업진흥원과 함께 ‘날씨경영 인증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는 인증신청 단체(기업, 공공기관 등)가 기상정보를 경영에 활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기상재해로부터 안전성을 획득했음을 국가가 인정하는 제도이다. 이에 지난달 말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철도공사, (주)장충동왕족발 등 20곳의 기관과 기업에 처음으로 인증마크가 부여됐다.

기상청은 인증마크를 획득한 기업이 날씨정보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불필요한 손실을 줄이고 이익을 창출해 소비자에게 혜택을 돌릴 수 있다는 점에서 스마트기업으로서 브랜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에 날씨경영 인증을 받은 (사)한국야구위원회도 맞춤형 기상정보를 활용해 경기운영의 효율성 향상은 물론 야구경기 관람의 신뢰도를 높였다. 또 불필요한 경기 취소를 막아 비용도 절감됐다.

날씨는 관객의 입장권 예매와 취소, 야구경기 진행 여부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이에 한국야구위원회는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마다 경기운영위원을 1명씩 파견해 우천과 황사, 폭설 등 경기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기상상태를 고려해 경기 3시간 전에 경기 취소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또 경기일정 발표 전에는 해당 지역의 최근 5~10년간의 일자별 우천일수와 강수량 등을 고려해 대진표를 편성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으로 프로야구는 우천 때문에 취소된 경기가 전년대비 25경기에서 17경기로 줄었고 관람객 수도 늘었다.

대구광역시와 광주광역시 버스정보센터에서도 날씨를 활용하고 있다. 폭우‧폭설과 같은 기상악화는 교통대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고 교통상황과 대중교통의 이용자 수에도 많은 영향을 준다. 한국기상산업진흥원에 따르면 폭설이 오는 날 아침 버스 이용승객은 평소보다 50%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인다.

이 때문에 대구광역시 버스정보센터에서는 기상특보 발령 시 새벽 버스운행 개시 시간에 맞춰 버스 내 설치된 차량 단말기를 통해 운전기사들에게 폭설에 따른 안전운행을 당부하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하고 있다. 또한 광주광역시는 주요 버스승강장 106개소에 설치된 시내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시민에게 일기상태와 최고기온 및 최저기온, 당일 주요 기상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안정준 한국기상산업진흥원 부원장은 날씨경영에 대해 “이제는 날씨정보가 방재 목적을 넘어 기업 등에서도 경영에 활용되고 있다”면서 “기상정보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 좀 더 많은 연구를 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날씨경영 인증을 받은 단체는 ▲맞춤형 날씨경영 지원 ▲기상 사업 창업지원 및 기상전문가를 통한 기업 지원 ▲기상 관련 교육 및 인증기업을 위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 지원 ▲인증기업 카탈로그 제작 및 홍보물과 보도자료 배포 ▲대한민국 기상정보대상 참여 시 가산점 부여 등 다양한 혜택이 주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