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일은 무슨 날인가. 다소 황당한 질문일 수도 있겠지만 이 물음에 개천절로 답한 곳이 있다. MBC가 파업 한 달을 맞으면서 황당한 방송 사고를 냈다. MBC는 지난 25일 저녁 ‘뉴스데스크’ 날씨소식에서 다음 주 날씨를 안내하는 이미지에 목요일인 3.1절을 개천절로 표기했다. 이에 방송을 접한 이들은 파업의 여파라고 보기에는 무성의하고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MBC의 이번 방송사고가 실수인지, 혹 다소 의도적인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전자든, 후자든 의식의 문제인 것만은 틀림없다.

어느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물 중 하나가 오늘날 언론의 현실을 반영하는 것 같아 씁쓸하다. 합성으로 보이는 이 게시물은 신문의 한 면에 데스크(편집자)에 대한 불만을 쓴 기사가 그대로 노출돼 ‘일도 안 하는 편집자’라는 글쓴이의 주장을 입증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만큼 요즘 언론사, 언론인들이 사명의식도 책임감도 없이 일하고 있음을 풍자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뉴스를 포함한 많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자막을 비롯한 여러 방송사고가 생기는 것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물론 일부러 실수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사람이기에 실수할 수도 있고 오해할 수도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가장 기본적인 것에서 실수하는 것은 그만큼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한 자부심과 사명감이 부족함을 보여주는 것이나 다름없다.

내가 아니더라도 내가 한 실수를 누군가는 바로잡아 줄 것이라는 안일한 생각이 언론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된다. 과거 신문이 아니면 새로운 소식을 접하기 어려웠던 시절이 있었다. 물론 그 시절에도 언론의 일장일단이 있었겠지만 세상을 바로잡아보겠다는 의식으로 똘똘 뭉친 기자들도 많았다. 그 옛날 의식 있는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면 이제 보다 나은 미래, 희망이 있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서 언론이 변해야 한다. 모든 언론인들에게 언론인답기를 원하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겠으나 의식 있는 언론인이 많아지기를 바라는 것이 허황된 꿈은 아니기를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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