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이 ‘공천혁명’을 부르짖고 있으나, 국민에게 별다른 감흥을 주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쇄도하고 있다. 변화와 쇄신이라는 구호로 포장한 이번 공천 과정을 보면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됐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민주통합당은 영남권에 이어 수도권을 포함한 충청과 강원지역에 대한 2차 공천 명단을 발표했다. 하지만 전·현직 의원이 대거 명단에 올라가는 등 기득권 탈피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이 많다. 새롭고 참신한 인물을 영입해 정치 참여의 문을 넓히겠다는 약속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다. 당내에선 이미 ‘총선 승리’라는 김칫국부터 마시고 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까지 제기된다. 당장 새누리당과의 공천경쟁에서 밀릴 경우 총선 승리는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다. 민주통합당은 이번 주부터는 공천혁명의 가늠자로 볼 수 있는 호남지역 공천 신청자에 대해 면접을 할 계획이다. 이 지역에서도 뼈를 깎는 물갈이를 단행하지 않는다면, 유권자는 실망을 넘어 분노를 쏟아낼지 모를 일이다.  

새누리당의 공천 과정도 국민에게 감동을 안겨줄지 장담할 수 없다. 당내에선 27일 1차 공천 발표를 앞두고 일부 의원들의 탈당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진급 위주로 공천 탈락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고 있다고 한다. 공천 과정에 불복하고 계파별 갈등이 촉발된다면 당내 상황은 복잡하게 흘러갈 게 뻔하다. 당내에선 또 “현재 공천 과정은 소통은커녕 불통을 넘어 먹통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재 변화를 부르짖고 있지만, 자신들의 기득권은 내려놓지 않는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했다. 더욱이 우리 국민은 선거구 획정 등 정치권의 ‘밥그릇 싸움’에 신물이 날 정도다. 실천은 없는데 구호만 쏟아내는 데가 정치권이라는 말도 들린다. 4월 총선에서 기득권 지키기에 안주하는 정당과 정치인을 국민이 심판할 것이라는 사실을 제발 깨달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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