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 간 입장차 커 힘들 듯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4.11 총선을 앞두고 새누리당과 자유선진당(선진당), 국민생각 등 보수 정당 간 연대가 이뤄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최근 물밑 접촉을 통해 다양한 루트로 연대방안을 논의해 왔지만, 양측 간 입장차가 커 가시적인 성과를 남기진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선진당 이회창 전 총재는 지난 24일 MBN TV ‘정운갑의 집중분석’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보수 정당의 정체성을 잃었는데, 새누리당과의 합당은 정체성과 반대하는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선거연대보다 합당을 더 원하는 것처럼 보여서 진척이 안 됐다”고 설명했다.

두 정당 간의 물밑 협상은 새누리당 박근혜 비대위원장의 보수연대 중요성에 대한 인식에서 시작됐다.

박 위원장의 이 같은 뜻을 받든 친박(친박근혜)계 유정복 의원과 유승민 의원은 각각 심대평 대표와 이회창 전 대표를 접촉해 합당 또는 연대 가능성을 타진했다고 한다. 그 이전에는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 유 의원, 심대평 대표 등이 함께 식사자리를 가지며 이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심 대표는 지난 24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새누리당이 충청지역에 후보를 내지 않으면 연대할 수 있다”며 “새누리당이 후보를 내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후보 단일화가 된다”고 말했다.

이에 충청권에 공천을 신청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은 이 같은 심 대표의 발언에 대해 “말도 안 된다”는 반응을 보였다.

결국 선진당 측이 충청권 내 20개 정도의 지역구에서 공천을 요구하면서 협상이 물 건너간 것으로 알려졌다. 당 일각에서는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한 김종필 전 자민련 총재의 행보에 심 대표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선진당이 새누리당의 총선연대 제안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할지라도 대선에선 진보세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새누리당과 연대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과 국민생각의 총선연대는 선진당에 비해 실현 가능성이 더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과 선진당이 충청권에 국한된 지역에서 연대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과는 달리, 새누리당과 국민생각은 전국에서 경쟁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근혜 위원장은 지난 23일 창당 인사차 방문한 박세일 국민생각 대표에게 “국익과 국민을 위해 같이 협력해 나가면 좋겠다”고 말했으나 원론적인 수준이었다는 평가다.

하지만 박 대표는 “합리적인 진보와 개혁적인 보수와의 연대 가능성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해 전혀 실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보수 정당 간 연대론이 공공연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이번 총선의 결과에 따라 보수연대 성사 가능성의 방향과 기준이 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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