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가짜교복서 금품비리까지

[천지일보=이승연 기자] 유통구조상 여러 문제를 안고 있는 교복 시장이 6~7년 전부터 글로벌 경기침체 등으로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최근 교복 시장의 부작용들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교복을 판매할 수 있는 학생 수는 한정된데다 수도 점점 줄어들다 보니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본사와 대리점 간 대립되는 이해관계 속에서 발생한 문제들이 대다수다. 현재도 이 같은 문제가 일부 지역에서 지속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 일부 대리점 ‘어긋난 선택’ 짝퉁교복

시장 악화와 치열한 경쟁, 불공정한 유통구조가 만들어낸 가장 큰 병폐는 ‘짝퉁교복’과 ‘가짜교복’의 등장이다.

▲ 적발된 짝퉁교복 ⓒ천지일보(뉴스천지)

2009년 비싼 교복값과 변형된 교복이 물의를 일으켰을 당시,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학사모)’이 조사를 통해 대리점에서 공공연히 ‘짝퉁교복’과 ‘가짜교복’이 판매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전국 교복 대리점을 돌며 조사한 결과 ▲재고를 신상품으로 속여 팔기 ▲재고에 안감만 바꿔치기하는 등의 ‘짝퉁교복’ ▲비슷한 원단으로 다른 공장에서 만들어낸 ‘가짜교복’ 등이 적발됐다.

경기가 어려워지면 본사보다도 더 심한 경제난을 겪는 것은 소상공인 입장의 대리점주다. 이러다 보니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일부 대리점이 재고를 신상품처럼 둔갑시켜 팔거나 변조를 시켜 판매하게 된 것이다.

당시 조사를 진행했던 한 관계자는 “그때는 단순히 이런 교복을 파는 대리점만 탓했다”며 “하지만 나중에 교복 시장에 대해 알고 보니 대리점도 불공정한 교복 시장 유통구조의 피해자임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결국 아무것도 모른 채 비싸도 교복을 사야 하는 학부모와 본사 착취 때문에 어긋나는 일부 대리점 모두 피해자였다”고 덧붙였다.

▲ 교복시장의 공통적 유통구조 및 교복시장에서 벌어지는 부작용 ⓒ천지일보(뉴스천지)
◆ 도를 넘어선 ‘과당경쟁’

이외에도 한 벌이라도 더 팔기 위한 업체들의 과당경쟁이 여러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학생들을 아르바이트로 동원하거나 학교·선생님을 상대로 일어나는 로비가 심해졌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 같은 문제는 사실상 오래전부터 교복 시장에 존재하는 병폐였다.

본지가 만난 부산 A여자중학교 B교사는 “2002년 교복 공동구매 추진 당시 주변 교사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며 “그 과정에서 대리점주들이 체육교사들에게 ‘용돈’ 명목으로 매월 수십만 원을 전달하고 있음을 알게 됐다”는 충격적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

2009년도에는 대리점주가 일진회 소속 학생을 매수해 신입생들을 유치해오면 소개비를 주는 등의 비도덕적 영업 행태가 확인돼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또한 업체 간 과도한 사은품 경쟁으로 문제가 발생하기도 했다. 한 지역에서는 일부 학생들이 교복 구매 시 나눠주는 연예인의 공연티켓을 받아 여기에 웃돈을 얹어 다른 아이들에게 강매하는 사건이 보도된 바 있다.

2009년 이후 공동구매가 확산되면서는 학교와 교사 측을 상대로 벌인 로비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지난 22일 만난 학사모 부산지부 최상기 대표는 “지방에서는 친인척들이 대리점을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업체가 교장을 직접 매수하거나, 학교운영위원장과 담합하는 경우도 있다”며 “지역에는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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