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적발된 짝퉁교복 ⓒ천지일보(뉴스천지)

<‘시한폭탄’ 교복시장>
학부모·시민단체 긴급 기자회견 경고 메시지 날려

[천지일보=장요한 기자] “분노를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월상품을 신상품으로 속여 파는 것도 모자라 짝퉁교복이라니요. 이런 일이 한 두 해도 아니고 매년 반복되고 있어요. 교복은 공공재로 봐야 합니다.”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과 인간성회복운동추진협의회(인추협)가 23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대형 교복업체들의 짝퉁·이월·변형교복 및 담합 행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이번에는 꼬리 자르기 수사가 아닌 강력한 검찰조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학부모들은 좌시하지 않겠다”며 “학부모들의 등골을 휘게 하는 ‘등골교복’의 가격도 반값으로 인하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학사모 회원들이 제보해 덜미가 잡힌 짝퉁교복과 이월상품을 신상품으로 둔갑해 판매한 사례 등이 공개됐다. 학사모 교복종합실태 최상기 조사위원장은 “적발된 업자가 자신은 재수 없게 걸린 것이라고 했다”며 “구석구석 조사하면 학생·학부모 피해는 전국적으로 상당할 것”이라고 확신했다. 그는 “계속 제보가 들어오고 있다”며 “새 학기가 되면 교육청에 도움을 요청해 전국적으로 학생교복 실태를 파악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학사모 고진광 교복값종합대책위원장은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재한 교복회의 이후 2년 만에 또다시 대형 교복업체들이 20% 이상 교복 값을 올렸다며 담합 의혹을 제기했다. 고 위원장에 따르면 당시 합의했던 가격동결 기간 2년 이후 마치 담합이라도 한 듯이 올해 일제히 가격을 올렸다는 것이다. 고 위원장은 “이번에는 꼬리 자르기 수사가 아닌 강력한 검찰조사를 요구한다”며 “충분히 담합이 의심되는 사항에 대한 제보에 공정위원회 등 정부부처는 즉각적인 조사를 통해 올바로 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학사모 회원 정현증 씨는 20년간 의류회사 영업을 뛰다가 6년 동안 재봉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정 씨가 짝퉁교복의 상의 안감을 뒤집어서 펼쳐보였다. 정 씨는 “브랜드 회사에서는 봉재가 엉망인 상태로 내보낼 수 없다”면서 “게다가 신상품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양복이나 교복의 소재 특성상 마감처리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실밥이 다 풀려 오래 입을 수가 없게 된다. 특히 이번에 모 대형 교복업체의 교복 안감이 시중에 나돌고 있는 것이 포착됐다. 일반 양복바지 안감에서 모 교복업체의 마크가 표시된 안감이 나온 것이다.

최 위원장은 “대형 교복업체 안감이 시중에 나돈다는 것은 가짜교복을 만들기 쉽다는 얘기밖에 안 된다”고 설명했다. 또 최 위원장은 “지방은 시군단위로 1社가 독자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대형 교복업체 간 가격담합이 더 쉽다”고 말했다. 이 같은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교복시장의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조언했다.

◆‘짝퉁교복’ 구분방법?… 제품 판매년도 확인

▲ 짝퉁교복 구별법 ⓒ천지일보(뉴스천지)
학부모로부터 ‘재고’ ‘짝퉁’ ‘상표위조’ 등과 관련한 제보가 잇따르자 한 학부모단체가 해당 사례를 언론에 공개했다. 23일 학교를사랑하는학부모모임(학사모)가 고발한 교복시장 실태 내용을 통해 ‘짝퉁교복’ 유형을 소개하고 구분 방법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학사모에 따르면 사실상 ‘짝퉁교복’ 여부는 전문가가 아니면 쉽게 구분하기 어렵다. 하지만 방법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이월상품을 신상품 교복으로 둔갑시켜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주로 상의 재킷이 해당된다. 이럴 때는 교복 상의 안주머니를 잘 살펴봐야 한다. 보통 어떤 옷을 사든지 판매년도가 표시돼 있다. 교복도 마찬가지다. 교복 안주머니에 안전품질표시사항이 적혀있는 라벨이 있다. 안전품질표시사항에는 의류의 혼용률, 세탁 시 주의사항, 옷 사이즈 호칭, 연도표시가 돼 있다. 이것을 참고하면 제품 판매년도를 알 수가 있다. 그런데 이 연도를 알 수 없도록 아예 라벨을 부착하지 않거나 잘라버리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원래 있어야 하는 라벨 자체가 없기 때문에 의심을 해볼 수 있다.

또한 상표위조의 경우는 조금만 세심하게 보면 알아차릴 수가 있다. 브랜드 마크의 글자크기나 굵기 차이를 비교해봐야 한다. 일반적으로 브랜드 마크는 자사의 이미지를 상징하고 있는데 1년도 채 되지 않아 특별한 이유 없이 바꾸지는 않는다.

▲ 짝퉁교복 구별법 ⓒ천지일보(뉴스천지)
좀 더 교묘하게 신상품과 별반 차이가 없는 점을 노려 안감만 바꿔치거나 보이지 않는 안감은 엉망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전문가가 교복 상의 안감을 일부 틔어 뒤집어본 결과 봉재상태가 불량이었다. 양복 안감 소재 특성상 끝마무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올이 풀린다. 이 짝퉁교복의 경우 성의 없이 마감처리를 해서 옷감 끝이 너덜너덜해졌다.

특히 학사모가 이번에 입수한 제보 중 한 대형 교복업체의 교복 안감이 시중에 나돌고 있었다. 시중에서 쉽게 살 수 있는 양복바지 주머니 안감에 해당 교복업체의 마크가 새겨져 있었다. 이렇게 교복 안감이 나돈다는 자체는 어느 누구라도 구입해서 ‘짝퉁교복’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증명해준 셈이다.

학사모 소속의 한 재봉업 전문가에 따르면 교복바지에서 많이 사용하는 색상인 회색, 검은색 계열은 위조하기가 쉽다.

짝퉁교복 구별법 ⓒ천지일보(뉴스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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