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빚을…” 복수전·재대결에 주목

[천지일보=임문식 기자] 보수정권 탄생 이후 지난 2008년 18대 국회의원을 선출하기 위해 치러진 4.9 총선 당시. 서울 지역에서는 여야의 중진급 인사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거물들의 무덤이 된 이들 지역은 4.11 총선이 다가오면서 또 한 번의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은평을은 당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이재오(67) 의원이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에게 패한 곳이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이자 6인회 멤버였던 그의 패배는 큰 충격을 줬다. 하지만 이곳에서의 재선거를 통해 재기에 성공했다. 4.11 총선에선 같은 당 정봉조(51) 씨와 공천경쟁을 벌이게 됐다. 민주통합당에선 고연호(49) 민주당 은평을지역위원회 위원장 등 6명이 도전했다.

‘정치 1번지’ 종로에선 손학규 당시 통합민주당 대표가 ‘터줏대감’ 박진 의원에게 쓰라린 일격을 당했다. 이후 한동안 정치적 시련기를 보내던 그는 경기 분당을 재보선에서 원내 귀환에 성공했다. 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종로는 이번에도 거물들의 집합소가 됐다. 새누리당에선 이동관(55) 전 홍보수석, 비례대표 출신 조윤선(46) 의원 등이 나섰다. 민주통합당에선 정세균(62) 전 민주당 대표 외 2명이 도전장을 냈다.

동작을은 17대 대선에서 참패한 통합민주당 정동영 당시 후보가 또 다른 거물인 한나라당 정몽준 의원에게 진 곳이다. 이번 총선에선 7선에 도전하는 정 의원의 아성을 넘기 위해 민주통합당에서 이계안(60) 전 의원 외 2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문화일보와 리서치앤리서치가 최근 조사한 여론조사에선 정 의원이 45.1%, 이 전 의원이 29.1%의 지지율을 기록한 바 있다.

도봉갑에서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고 김근태 의원이 뉴라이트 출신 한나라당 신지호(49) 후보와의 대결에서 패배의 쓴잔을 마셨다. 민주통합당은 도봉갑을 되찾기 위해 김 의원의 부인인 인재근(59) 씨를 전략공천 했다. 이른바 복수전인 셈이다. 인 씨는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43.6%의 지지율을 얻어 신 의원(37.1%)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도봉을은 노무현 대통령 정무수석 출신인 당시 통합민주당 중진 유인태 의원이 한나라당의 신인 김선동(49) 후보에게 졌던 곳이다. 4월 총선에 앞서 새누리당에선 김 의원 홀로 공천을 신청한 가운데 민주통합당에선 유 전 의원과 손동호(56) 씨가 공천신청을 했다. 유인태와 김선동 두 사람의 재대결이 펼쳐질지 주목된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