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립공원 헬기를 이용해 촬영한 관매도의 형상. 한반도 지형을 쏙 빼닮았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1년간 5만여 명 방문… 섬마을 체험 등 이색 프로그램 다양

[천지일보=김예슬 기자] “대학생이나 노인회 회원들, 가족단위로 많이 다녀갔습니다. 마을 분위기가 더 활기차졌죠.”

전남 진도 팽목항에서 배를 타고 1시간 30여 분 정도 들어가면 220여 명의 주민이 사는 관매도가 나온다. 지난해, 많은 사람이 이곳을 방문했다. 국립공원 명품마을 1호로 지정되면서 체험거리가 풍부해졌기 때문.

2010년 대비 탐방객 수와 주민 소득은 각각 10배, 11배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관매도에서 이장을 지낸 박길석(43) 씨는 “이전에는 평균적으로 여름에만 사람이 몰려 4000~5000명 정도가 이곳을 방문했다”면서 “그러나 명품마을로 지정되고 자연환경을 내세운 다양한 체험프로그램을 개발하니 1년 동안 약 5만여 명이 찾아왔다”고 말했다.

이곳 주민들은 여름에 해조류를 건조하는 어촌 체험, 가을에 수증기로 고구마와 달걀을 굽는 삼굿구이 체험 등을 진행했다. 가족단위 탐방객에게는 우리나라 남해안의 전형적인 섬마을 생활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특히 관광객에게 호응이 좋았던 것은 탐방로 산책이다. 산이 낮아 1시간 반이면 넓게 펼쳐진 바다를 보면서 산책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끼가 들어있는 망을 저녁에 바다에 던져놓으면 아침에 우럭, 문어 등을 건져 올릴 수 있는 통발체험도 인기가 많은 체험 중 하나다.

마을 주민은 올해도 많은 관광객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보고, 지난해 다소 부족했던 숙박시설과 먹거리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마을 품격과 주민 자부심 높여
관매도가 2010년 국립공원 명품마을 1호로 지정된 지 1년 만에 많은 수익을 거두면서 앞으로 조성될 마을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다른 지자체나 해외에서도 주목하고 있다. 국립공원에 따르면 관매도의 이 같은 성공 사례는 광화군 등 다른 지자체의 사례연구 대상이 되고 있으며 호주 공원관리청과 세계생태관광협회 등의 관계자도 이곳을 둘러봤다.

국립공원은 2010년부터 공원의 산간오지나 도서지역 등에 위치한 일부 마을을 명품마을로 지정, 탐방객에게는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주민에게는 경제적 수익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명품마을이 조성되기까지 논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우선, 국립공원 존치마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많았다.

국립공원에 묶여있다 보니 개발 등에 제한이 따라 민원이 많았고 공원 마을에 적합하지 않은 곳도 더러 있었다. 이에 국립공원은 10년마다 이뤄지는 공원구역 조정을 통해 500여 개 마을을 122개로 추렸다.

현재 국립공원 존치마을은 주 거주자가 노인이며 대부분이 어업이나 농사를 통해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에 국립공원이 추진한 것이 명품마을이다. 국립공원은 공원 존치마을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없애고 주민이 잘살 수 있도록 하기위해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고 있는 마을사업 등을 분석, 마을 주민에게 ‘명품마을’을 제안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대외협력실 권욱영 담당관은 “대부분 마을이 10가구 안쪽인 전형적인 시골마을이다. 이들 마을 주민들이 잘살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다가 이러한 사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관매도는 국립공원 존치마을 대상에서 제외됐었다. 그러나 공원구역 해제 시 난개발 우려와 ‘국립공원’이라는 브랜드를 계속 안고가고 싶다는 주민의 요청이 있어 구역에 포함됐다.

명품마을이 여느 마을보다 부각한 부분은 주민의 친절과 배려다. 국립공원다도해해상서부사무소 이승호 해양자원계장은 “계속해서 관광객이 찾는 마을이 돼야 한다. 이 때문에 이곳 주민은 사계절 체험거리를 제공하고 숙박비 등도 저렴하게 받고 있다”고 말했다.

관매도의 경우 숙박과 음식, 특산품 등의 요금이 성수기와 비수기에 동일하게 적용되고 있다. 이 해양자원계장은 “성수기 때 보통 펜션 숙박비가 20만 원인데, 이곳은 4~5만 원이다. 아무래도 섬이다 보니 방문하려면 배 값이 추가로 든다.

주민이 이것까지 고려할 필요는 없지만 관광객에게 언제든지 편안하게 재방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숙박비 등을 저렴하게 책정했다”고 말했다.

공단은 2020년까지 국립공원 내 122개 마을 중 관매도를 포함한 50곳을 명품마을로 조성할 계획이다.

지난해도 한려해상 내도, 덕유산 구산리, 월악산 골뫼골, 다도해해상 상서리 등 4곳이 추가 지정됐다. 이들 명품마을은 2013년부터 본격적으로 운영된다.

공단에 따르면 한려해상 내도는 거제도의 작은 섬으로, 이곳에선 아름드리 동백나무가 즐비한 숲길을 둘러보거나 어촌마을을 체험할 수 있다. 덕유산 구산리에서는 전형적인 산촌체험을 할 수 있으며 다도해해상 상서리에서는 멸종위기종 긴꼬리투구새우 관찰 등을 할 수 있다. 월악산 골뫼골의 경우 팜스테이 농장에서 농촌체험을 할 수 있다.

한편 공단은 올해 3월에도 4개 지역의 명품마을을 추가 지정할 예정이다. 이 계장은 “앞으로는 국립공원 존치마을에 살고 있다는 자부심이 들 수 있게끔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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