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 감시단 임무 종료..24일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
알카에다, 무슬림에 시리아 반군 지원 촉구

(두바이=연합뉴스) 시리아에서 유혈사태가 이어지고 국제 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반군 지원을 촉구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는 가운데 아랍연맹(AL)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유엔과 아랍연맹의 합동 평화유지군을 시리아에 파병해 달라고 12일(현지시간) 요청했다.

아랍권 22개국으로 구성된 아랍연맹은 이날 카이로에서 외무장관 회담을 열어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대책을 숙의한 뒤 채택한 성명을 통해 "유엔 안보리에 시리아 내 교전 중지의 이행을 감시 감독할 유엔-아랍연맹 평화유지부대의 창설에 관한 결정을 내려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나빌 엘 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유엔과 아랍연맹 합동 평화유지군의 감시 활동이 승인되면 정치적 해결책(트랙)과 나란히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랍연맹은 시리아 정부와 아랍연맹 사무국이 작년 12월19일 서명한 합의문에 따라 시리아에 보냈다가 활동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면서 지난달 임무 수행을 정지했던 감시단의 임무를 정식으로 종료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아랍연맹은 또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적극 지지하기로 결의하고 "야당과의 연락 채널을 열어 충분한 정치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할 것"이라며 반정부 세력 측에 역량을 결집하라고 당부했다.

성명은 아랍연맹 장관들이 시리아 정부와 모든 형태의 외교적 협력을 중단하라고 각국에 호소하면서 이의 실행은 각국에 맡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 아랍연맹 각국의 외무장관은 오는 24일 튀니지에서 시리아 반정부 세력을 지원하는 국제연대 `시리아의 친구들' 회의를 열기로 합의했다.

튀니지 회의에는 아랍연맹뿐 아니라 미국과 유럽 각국 대표들이 모여 시리아 사태 종식을 위한 지원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주요 외신은 전했다.

이런 아랍연맹의 해결 방안에 대해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부는 '전적으로 거부한다'는 짧은 성명으로 맞섰다.

앞서 엘 아라비 아랍연맹 사무총장은 감시단을 이끌던 수단 출신의 모하메드 무스타파 알 다비 장군의 사임을 수용하고 압델 엘라 알 카티브 전 요르단 외무장관을 시리아 사태 해결을 위한 특사로 임명했다.

알 다비 장군은 수단 다르푸르 내전과 대량학살 등 반인륜 범죄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오마르 알 바시르 수단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 중 한 명으로, 그가 이끄는 감시단의 활동에도 시리아 정부군의 유혈 진압은 계속됐다.

엘 아라비 사무총장은 회의에 앞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으로부터 아랍연맹의 노력을 지지한다는 말과 함께 시리아 사태에 대한 러시아의 입장이 바뀔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 아랍연맹 외무장관 회동 전 따로 모인 걸프협력이사회(GCC) 회원국 외무장관들은 아랍연맹 회원국에 각국의 시리아 대사를 추방하고 시리아 주재 대사를 소환하라고 요구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UAE), 오만, 카타르, 바레인 등 GCC 6개국은 아울러 시리아 반체제 인사로 구성된 시리아국가위원회(SNC)를 시리아를 대표하는 기구로 승인할 것을 제안했다.

이런 가운데 알카에다가 무슬림에 시리아 반군 지원을 촉구하고 나서 시리아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오사마 빈 라덴에 이어 알카에다를 이끄는 아이만 알 자와히리는 전날 비디오 메시지를 통해 이라크와 요르단, 레바논, 터키의 무슬림 조직에 아사드 정권에 맞선 반정부 세력의 봉기에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시리아 반정부 세력에게는 "서방과 터키에 의존하지 말고 오직 알라와 여러분의 희생, 저항, 인내에 의지하라"고 강조했다.

이라크의 고위 안보 관리는 이라크 북부 모술 지역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전사들이 총과 폭탄으로 무장한 채 시리아로 들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요르단의 무슬림형제단은 "(시리아 반군 조직인) 자유시리아군(FSA)을 지원하는 것은 모든 무슬림의 의무"라며 아사드 정권을 상대로 한 지하드(성전)를 요구했다.

한편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인권감시단에 따르면 이날 오전 시리아 정부군의 폭격으로 반정부 시위의 중심지인 중부 홈스에서 바바 아므르 지역의 5명을 비롯해 민간인 10명이 숨졌다.

지난 4일부터 지속한 시리아 정부군의 공격으로 홈스에서만 최소 500명이 사망했다고 아랍권 위성채널 알 아라비야가 보도했다.

시리아군의 민간인 공격은 홈스 외에도 중부의 하마, 북부 이들리브, 남부 다르아 등 전역에서 이뤄졌다.

이런 중에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시리아의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에 폭력을 중단하고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미사에서 "지난 며칠간 시리아에서 벌어진 폭력은 많은 희생자를 내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고 외신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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