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작시를 낭독한 후 웃어보이는 홍순금 씨. ⓒ천지일보(뉴스천지)

 

[독자인터뷰] 한국문인협회 서울시 중구문인회 홍순금 씨
지금 필요한 신문, 읽으며 위로 받아

[천지일보=강수경 기자] 최근 고 이병철 회장이 죽음을 앞두고 신과 종교에 대한 물음을 던져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본지는 이 질문에 대한 답변을 기고한 신천지예수교 이만희 총회장의 글을 게재했고, 이후 한 통의 편지를 받았다.

본지를 보고 ‘종교와 죽음’을 깨닫게 됐다는 내용이었다. 그는 한국문인협회 서울시 중구문인회 회원으로 자작시 낭독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홍순금(78, 여, 서울시 중구 황학동) 씨다. 홍 씨는 편지에서 “죽음, 종교에 대해서 알고 싶었는데 천지일보를 보면서 위안을 받고 산다. 천지일보는 지금 필요한 신문”이라고 전했다.

그를 찾아갔다. 젊어서 천주교 신앙을 하다가 세파에 휩쓸려 바쁜 삶을 살면서 종교를 잊고 살았단다. 지금은 기독교 신앙으로 다시 시작하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자연을 소재로 시를 지으며 자연스럽게 삶과 죽음, 종교에 대해서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시 한 수를 청하자 홍 씨는 첫 대면인데도 자연스럽고 멋들어지게 자작시에 곡조를 붙여 노래로 부른다.

‘어디에 있나요 할미꽃. 정신은 육체를 뛰어넘어 살아나고 탐스럽던 머릿결에는 하얀 서릿발 내려 그 넓은 공간을 훨훨 날으며 사랑 찾아갔네. 그 넓은 청공을 훨훨 날으며 낙원 찾아 갔네’

조물주가 살고 있는 낙원을 갈망하는 신심이 담긴 시다. 그는 “사람이 정신없이 살 때는 잘 모르지만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면 죽음과 종교 등을 생각을 하게 된다”며 “주변의 지인들이 죽고, 심장 수술을 하면서 죽음에 대해서 생각했고, 조물주와 종교에 대한 마음이 생겨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몇 해 전 집에 불이 나 죽을 뻔 했다. 5년 전에는 심장이 문제가 생겨 수술까지 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홍 씨는 죽음과 삶을 넘나들며 돈에 얽매여 바쁘게 살았던 과거의 삶에 회의가 생겼다.

이때부터는 주변에 나눌 수 있는 것은 나눠야 하겠다는 마음을 가졌단다. 가장 먼저 한 일은 집을 나서기 전 챙겨야 할 내용에 대해 쓴 유인물을 200장 가량 복사해서 주변 노인들에게 돌린 것이다. 혹시나 점검 부족으로 화재가 일어나고, 도둑이 들까 염려해서다.

또 시를 지으며 낭독 봉사를 하고 노인 모임에서는 노래로 불러주기도 했다. ‘노래쟁이 할머니’라는 별명도 얻었다. 이 과정에서 그가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종교다.

“원칙적으로 조물주 밑에 종교가 있다고 생각을 해요. 조물주가 가진 사상을 인간에게 전하기 위해서 종교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하는데요. 사람들이 갈등을 하는 바람에 지금은 각각 다른 종교가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결국 다 조물주 밑에 있는 거지요.”

홍 씨에 따르면 종교가 목적하는 것은 인류의 구원이고 모든 종교는 이 목적을 위해 생겨나게 됐다. 그렇기에 차별 없이 모든 종교를 알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그는 “우리는 군사독재 시절보다 더 무서운 종교 전쟁 속에 살고 있다”며 “종교가 우리 인류의 선의 지침서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그는 종교 언론의 역할에 대해서도 조언했다. 홍 씨는 “종교는 인류를 구원하려고 있는 것인데, 비리에 갈등하고 사랑하지 않고 있으면 인류는 발붙일 곳이 없게 된다”며 “언론이 이를 그대로 알리고 고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한 “종교를 다루는 언론은 모든 종교를 차별 없이 한눈에 볼 수 있게 실어주는 게 중요하다”며 본지를 격려했다.

<첫눈> <돌병풍 금강산을 가다> <장충단> <취병산 사랑> 등 작시활동을 하고 있는 홍순금 할머니는 오늘도 자연의 이치를 담은 곡조 있는 시를 읊으며 종교의 목적이 이뤄지길 소망하고 있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