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치러진 세기의 대결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3회 비씨카드배 결승5번기에서 이세돌 9단과 구리 9단이 대국을 벌이고 있다. (한국기원 제공)

[천지일보=송범석 기자] 비씨카드배 월드바둑챔피언십 네 번째 막이 오른다. 꿈의 무대인 본선행 티켓을 거머쥐기 위해 통합예선에 참가하는 선수들의 윤곽도 속속 나타났다.

2월 27일부터 29일까지 한국기원에서 열리는 통합예선에 걸려있는 본선 티켓은 52장.

2승(큰조)에서 3승(작은조)을 거두면 세계대회 본선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비씨카드배의 본선행 티켓 경쟁은 어느 대회보다 치열하다.

본선 64강 상금제로 펼쳐지기 때문에 통합예선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대국료가 없는 것은 물론 숙식까지 자비로 해결해야 하지만 이번 통합예선에는 한국선수 189명을 비롯해 외국 선수 104명(중국 56명, 일본 29명, 대만 12명, 유럽 7명), 아마추어 20명 등 총 313명이 출전 신청을 했다. 비씨카드배 통합예선 사상 최대 인원 출전이며 16.61 대 1의 경쟁률을 넘어야만 본선 64강 대국료인 300만 원을 확보할 수 있다.

전기 대회 우승, 준우승자인 이세돌 9단과 구리(古力) 9단을 비롯해 한국의 박정환‧최철한‧원성진 9단(이상 2월 랭킹 상위 3명), 중국의 콩지에(孔杰) 9단, 장웨이지에(江維杰) 5단, 일본의 야마시타 게이고(山下敬吾) 9단, 이야마 유타(井山裕太) 9단, 대만의 천스위엔(陳詩淵) 9단 등 8명이 본선시드를 받은 가운데, 한국의 최정 2단, 이동훈 초단이 주최사인 비씨카드(주)의 추천을 받아 와일드카드로 각각 본선에 직행했다.

이번에 와일드카드를 받은 최정 2단은 만 15세 4개월(96년 10월 7일 생)로 여자기사 중 최연소이며, 이동훈 초단은 만 14세 5일(98년 2월 4일생)로 한국기원 소속기사 중 최연소 기사다. 두 기사의 평균 연령은 14세 7개월로 지난해 와일드카드였던 유창혁 9단(당시 44세 9개월), 이창호 9단(당시 35세 6개월)의 평균 나이 40세 3개월보다 25세 8개월을 앞당긴 역대 와일드카드 최연소 기록이다.

가장 많은 대부대가 통합예선에 도전장을 던진 한국은 1회 대회 준우승자인 조한승 9단을 비롯해 강동윤‧박영훈‧이창호‧이영구 9단, 김지석 7단 등 랭킹 10위권 내 기사가 전원 출전해 대회 3연패를 향한 힘찬 걸음을 내딛는다. 한국은 전기 대회에서도 30장의 본선티켓을 거머쥐면서 18장에 그친 중국을 압도했으며 1~3회 대회 연속해서 본선4강에 3명이 오르는 등 비씨카드배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한국과 우승을 다툴 것으로 점쳐지는 중국도 최강의 정예 멤버로 팀을 구성해 통합예선에 나선다. 랭킹 1위부터 30위까지의 대표기사 중 28위 탕웨이싱(唐韋星) 3단을 제외한 30위권 기사 29명 등 정상급 기사 56명이 서울행 비행기에 몸을 실어 거센 황사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주요 기사들을 살펴보면 지난달 13일 발표된 중국랭킹에서 공동랭킹 1위로 도약한 씨에허(謝赫) 7단과 탄샤오(檀嘯) 5단, 5위 스위에(時越) 5단, 공동7위 천야오예(陳耀燁) 9단‧저우루이양(周睿羊) 5단, 9위 박문요(朴文垚) 9단 등 세계대회 본선에 출전하는 멤버에 버금가는 중량감 있는 선수들로 팀을 구성했다(랭킹 3~4위, 6위는 시드를 받은 구리 9단, 장웨이지에 5단, 콩지에 9단).

지난해 전원 탈락의 참패를 면치 못했던 일본과 대만은 이번 대회에 역대 가장 많은 인원이 나서며 본선 티켓 획득에 도전한다. 3년 동안 한번도 본선 진출자를 내지 못했던 일본은 29명이 출전하고, 1회 대회에 천스위엔 3단(당시)을 본선에 진출시킨 이후 2년 연속 성과를 내지 못한 대만은 12명이 출사표를 올렸다.

일본 선수 중에는 관서기원에서 입단한 홍맑은샘 초단과 윤춘호 초단이 처음 이 대회에 출전한다. 또한 러시아, 체코,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 7개국에서 유럽대표 7명이 도전장을 낸 것도 이채를 띤다.

온라인예선과 아마예선을 통해 통합예선에 합류한 아마추어 20명의 활약상에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아마추어들은 지난 대회에서 4장의 티켓을 거머쥐는 등 세 번의 대회 동안 14명이나 본선에 진출한 바 있다.

한편 본선 개막식은 3월 2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막이 오르며 본선 64강전은 3월 3일 정오부터 전기 우승, 준우승자인 이세돌‧구리 9단을 비롯해 예선통과자 52명, 본선시드 8명, 와일드카드 2명 등이 합류한 64명이 모여 같은 장소에서 일제히 대국을 펼친다.

본선은 64강부터 4강까지 단판 토너먼트로 열리며 5월 12일부터 17일까지 열리는 결승5번기를 통해 최후의 월드바둑 챔피언을 가릴 예정이다. 한편 개막식 때 열리는 본선 64강 대진 추첨은 시드자들부터 추첨해 분산배치하며 재추첨 없이 결승까지 그대로 진행된다.

바둑팬이라면 누구나 참가 가능한 완전 오픈제를 세계 최초로 표방하며 문호를 개방한 비씨카드배 월드바둑 챔피언십은 총상금 규모 8억 3000만 원, 우승상금 3억 원(준우승 1억 원)의 초대형 기전이다. 제한시간은 각자 2시간에 초읽기 1분 3회가 주어진다.

지난 대회 결승에서는 1·2회 우승자인 한국과 중국의 최강 지존 이세돌 9단과 구리(古力) 9단이 맞붙어 이9단이 3-2로 승리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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