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박수란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3일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회견 대신 시민에게 편지를 썼다.

8일 박원순 시장은 편지에서 “기자회견을 하자고 해서 아서라 했는데 그냥 지내고 보니 아쉬워져 편지를 씁니다”라고 밝혔다.

박 시장은 “다들 행복하신가요? 시정이라는 것이 거창한 구호를 외치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의 고단한 삶에 친구가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일을 시작했는데, 제가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라고 글을 열었다.

이어 “지난 주는 제게 시장 일을 하고 나서 가장 힘든 한 주였습니다”라며 “‘대중교통요금 인상’을 발표했기 때문인데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는 시장이 되지 못한 것 같아 송구스럽습니다”라고 사과의 뜻을 전했다.

또 뉴타운 정책과 대중교통요금 인상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빚어진 정부와의 갈등에 대해서도 심경을 밝혔다.

박 시장은 “국토부장관, 외교부장관, 기획재정부장관이 나서서 서울시 하는 일을 비난하기도 했죠. 억울한 생각이 들기는 했지만 두렵지 않습니다. 우리 스스로가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 하는 것이 두려울 뿐입니다”라고 전했다.

그는 “서울시청 건물을 보면 저도 위축된다. 구호를 대문자로 써서 외치고 커다란 건물을 세워 자랑해서 시민이 살기 좋아지는 것은 아닙니다”면서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소박한 꿈을 꿀 수 있도록 해 주는 시장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뜻을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다시 꿈꾸며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페이스메이커’가 되고 싶습니다. ‘사람을 위해, 시민과 함께’ 가 제가 시장 직책을 수행하는 원칙이자 철학”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금세 바꿀 수 있는 일은 전광석화처럼 바꿀 것”이라며 “서울시민이 투표로 결정해 주신 서울시립대 반값등록금과 무상급식 확대 실현 등 복지에 대해 철옹성 같기만 하던 논의가 여러 곳에서 바뀌는 것을 보고 뿌듯했습니다”라고 소회를 남겼다.

그는 “물이 서두르지 않고 바위를 뚫고 자연스럽게 대지를 적시듯이 하나씩 둘씩 커다란 변화를 도모해야겠습니다. 여러분이 선택한 서울시가 ‘내 삶을 변화시키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라면서 글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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