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 여중생 자살 사건서 교사 형사입건 지휘

(서울=연합뉴스) 경찰이 학교폭력 사건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사가 명백하게 직무를 유기할 경우 사법 처리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사건에 대처하는 과정에 교사가 정당한 이유 없이 직무를 의식적으로 방기하거나 포기했다고 판단되는 경우 해당 교사를 형사입건할 수 있다는 방침을 정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청은 이 같은 방침 아래 지난해 11월 발생한 여중생 투신자살 사건을 수사 중인 양천경찰서에 해당 학생의 담임교사를 사법 처리하라는 지침을 전달했다.

양천경찰서는 학교폭력에 시달려온 여중생이 투신자살하는 상황에 이르기까지 교사로서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직무유기)로 중학교 교사 A(40)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4월 같은 학교 학생들에게 괴롭힘을 당해 온 여중생(당시 14세)과 학부모가 자신을 찾아오거나 전화를 걸어 학교 폭력을 해결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대처 과정에서 교사가 명백하게 직무를 유기했다고 판단하는 경우 교사도 처벌할 수 있다는 방침은 다른 사건에도 준용되는 경찰의 지침"이라면서 "다만 개별 사건이 모두 다르고 이 과정에서 교사의 역할도 다른 만큼 교사를 일괄적으로 사법 처리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교사가 어느 정도 직무를 유기해야 사법 처리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는 명백한 기준선을 설정하기 어렵다"면서 "응당 수행해야 하는 직무를 명백하게 이행하지 않은 경우로 사례는 한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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