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에르난 브란테스(H.E. Hernan Brantes) 주한 칠레 대사(사진=김지윤 기자) ⓒ천지일보(뉴스천지)

에르난 브란테스(H.E. Hernan Brantes) 주한 칠레 대사

[글마루=송태복 기자] 남북으로 길게 뻗은 독특한 지형과 신비스러운 자연경관을 지닌 나라 칠레(Republic of Chile)는 각종 광물의 천국이다. 북으로는 볼리비아와 아르헨티나의 경계에 위치하고 남으로는 남극과 가장 가까운 나라이기도 하다. 한국인에겐 지난해 인기 TV 프로그램 구성원들이 칠레를 거쳐 남극을 가려 했다가 칠레 지진으로 계획을 무기한 연기하면서 남극과 가장 가까운 나라라는 사실이 새삼 알려지기도 했다.

한·미 FTA 비준안 통과로 홍역을 치른 지난해를 돌아보며, 우리나라와 첫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나라 칠레에서 온 에르난 브란테스(H.E. Hernan Brantes) 주한 대사를 만났다. 브란테스 주한 칠레 대사는 한·칠레 FTA가 양국 발전에 끼친 긍정적인 성과와 머나먼 나라 칠레의 문화와 관광 명소에 대해 특유의 넉넉함과 여유로움을 더해 들려줬다.

와인과 천연광물의 천국

브란테스 대사는 “한·칠레 FTA 후 칠레는 매년 7%대 경제성장을 목표로 할 만큼 성과를 거뒀지만, 2010년 8.8규모의 강진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됐다”며 지진여파를 전했다. 그러나 한·칠레 FTA는 칠레와 한국 경제에 근본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칠레에는 구리와 몰리브덴, 레늄, 리튬 등 천연광물이 풍부하다”며 “한·칠레 FTA로 한국은 저렴한 가격에 이들 광물을 매입함으로써 한국 상품의 경쟁력을 높이게 됐다”고 말했다.

브란테스 대사는 한국에 수출하고 있는 주요 칠레 상품으로 와인과 삼겹살 등을 들었다. 그는 “최근 한국의 일부 언론이 칠레산 와인 가격을 턱없이 비싸거나 싼 가격으로 보도해 칠레 와인 이미지에 타격을 줬다”며 정정 보도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한국에서 칠레 와인을 함께 마시며 각종 친교모임을 진행한다”며 와인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브란테스 대사는 칠레 와인이 유명한 이유로 포도생산에 가장 적합한 칠레 중부지역의 건조하고 뜨거운 날씨와 큰 일교차를 들었다.

칠레의 와인산업은 16세기 칠레로 이주해온 스페인 사람들이 포도농사를 지으면서부터 시작됐으며, 수도 산티아고 부근 센트럴 계곡 주변이 주 생산지가 되고 있다.

“칠레도 입시경쟁 치열해요”

칠레에 대한 자료를 조사하면서 눈에 띄었던 내용 중 하나가 낮은 문맹률과 높은 교육열이었다. 2011년 OECD 보고서에 따르면 칠레는 우리나라를 제치고 사교육과 사립학교 성장률 1위를 차지했다. 칠레의 대학과정은 대부분 6년이며, 입학과 졸업이 쉽지 않아 학사취득 비율은 비교적 낮은 것으로 전해진다.

브란테스 대사는 “칠레도 유명대학에 들어가기 위한 입시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칠레의 높은 교육열을 전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칠레 학생들은 한국 학생들처럼 각종 과외를 받느라 바쁘진 않다”고 말했다. 그에게 한국인의 조급하고 열정적인 성격이 교육에 그대로 이어지고 있는 것처럼 칠레 국민도 급한 성격을 지닌 것은 아닌지 물었다. 브란테스 대사는 “칠레 국민은 한국인에 비해 훨씬 여유롭다”며 “한국인은 매운 음식을 좋아하지만 칠레 국민은 매운 칠리소스를 먹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국 지인에게 초대를 받아 갔더니 칠리소스가 듬뿍 든 음식을 줘서 못 먹었다”며 에피소드를 들려줬다.

브란테스 대사의 자녀 중 한 명은 한국의 모 대학에서 MBA 과정을 밟고 있으며, 다른 한 명은 한국 초등학교에 다니고 있다. 이 때문에 그는 한국의 교육 열기나 교육과 정 등을 자세히 알고 있었다. 브란테스 대사는 “한국 초등학생들이 너나할 것 없이 악기를 한 가지 이상 다룰 줄 아는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며 “초등학교에서 전자 칠판을 사용하고 어린 아이까지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쓰는 등 첨단 기기가 일반화된 점도 매우 놀랍다”고 덧붙였다.

2011 최고 여행지‘파타고니아’

칠레는 길이 약 4300km, 폭은 대략 175km의 특이한 국토 형태로 말미암아 매우 다양한 기후를 보인다. 북쪽에는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사막인 아타카마 사막이 있고, 국토 중앙부는 지중해성 기후를 보이며 남쪽은 눈이 많고 빙하와 호수가 있는 서안 해양성 기후를 보인다. 이런 독특한 기후와 지형은 칠레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브란테스 대사는 추천하고픈 칠레 관광지로 칠레 인구의 1/3이 거주하고 있는 수도 ‘산티아고’를 먼저 꼽았다.

수도 산티아고는 각종 산업과 금융의 중심지이자 항구와 고속도로 철도 경유지로 대서양으로 나가는 관문 역할을 하는 곳이다. 그는 산티아고 추천 이유로 각종 레포츠와 휴양시설이 잘 발달된 점을 들었다. 산티아고에는 각종 경기장과 공공 스포츠클럽이 상당수 있으며, 스키장은 물론 해변 휴양지도 자리하고 있다.

브란테스 대사는 이어 ‘파타고니아’를 추천했다. 파타고니아는 안데스 산맥과 대서양 사이 즉, 칠레와 아르헨티나에 걸쳐 있는 고원으로 ‘세상의 끝’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특히 옥색 빙하호를 끼고 3개의 봉우리가 어우러진 토레스 델 파이네(Torres del Paine, 파이네 탑) 산 군락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가장 아름다운 국립공원으로 꼽힌다. 지난해 영국 BBC가 발행한 여행 가이드북 론리 플래닛(lonly Planet)은 ‘2011년 최고 여행지(Best in Travel 2011)’ 10곳 중 하나로 ‘파타고니아’를 선정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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