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대문] 두타의 길을 지나 무릉도원에 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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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학교 최창남 교장 인터뷰 
산, 하늘의 지혜를 배우는 학교


[글마루=이지수 기자] ‘백두대간 하늘 길에 서다’ 등 다수 책을 집필한 백두대간학교 최창남 교장은 단순히 산에 오르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한다. 그것은 진정으로 산을 느끼며 산으로부터 지혜를 얻는 습관을 갖는 것.

“백두대간학교를 세운 것도 산행을 위한 산행이 아닌 산에 오르며 마음을 닦는다는 취지에서였죠. 우리에게 산은 곧 학교예요.”

산이 학교라는 것이 무슨 뜻일까. 마음을 수양하고 하늘의 지혜, 그리고 자연과의 조화를 배우기 때문이라고 한다. 백두산에서 지리산까지 이어지는 한반도에서 가장 크고 긴 산줄기. 이를 우리는 ‘백두대간’이라 한다.

▲ 백두대간학교 최창남 교장 ⓒ천지일보(뉴스천지)
최창남 교장은 이곳을 여러 번 종주했다.

“우리나라 산은 이름마다 의미가 있어요. 백두대간의 시작점인 백두산은 ‘지혜의 머리가 되는 산’이라는 뜻이며 백두대간 남쪽 끝의 지리산은 ‘머물면 사람 사는 세상에서 얻을 수 있는 지혜와는 다른 지혜를 얻게 되는 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죠.”

그가 백두대간학교를 만들고 많은 사람과 종주하게 된 이유가 궁금해졌다.

“사람들은 자기의 생각과 다르고 행동이 다르면 쉽게 서로 비판하는 것 같아요. 산을 보면 그렇지 않거든요. 나무는 다 다르잖아요. 다른 나무들이 공존하며 각자의 삶을 살아가지만 숲을 이루고 결론은 서로를 살리죠. 또 새가 와서 노래도 부르니 사람들은 새소리를 들으러 산을 찾고요.”

옛사람들은 자식을 점지받기 위해 산에 들어가 기도를 하고 먹을 것과 연료를 얻기 위해 산을 찾았다. 이러한 이유로 최 교장은 산을 가리켜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생명줄기라고 말한다.

수행 길을 지나 극락세계로

백두대간 ‘산꾼’들 사이에서 감춰진 진주로 회자되는 산이 있으니 바로 두타산과 청옥산이다. 두타산은 동해시와 삼척시 경계에 있으며 삼화동에서 서남쪽으로 약 10.2km 떨어져 있다. 태백준령의 주봉을 이루고 있으며 북쪽으로 무릉계곡, 동쪽으로 고천계곡, 남쪽으로 태백산군, 서쪽으로는 중봉산 12당골을 품고 있다.

4km 떨어져 있는 청옥산까지 포함한 이곳을 두타산이라 부르기도 한다. 최 교장은 두타산과 청옥산에도 우리 민족의 신앙심이 담겨 있다고 했다. 그는 불교에서 쓰이는 용어 ‘두타’가 세속의 모든 번뇌를 버리고 불도의 가르침을 따라 마음과 몸을 닦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예로부터 두타산은 삼척시의 영적 뿌리가 됐기 때문에 가뭄이 심하면 이 산에서 기우제를 지냈어요. 신앙의 대상인 영산이 된 것이지요.”

청옥산은 동해시 삼화동과 삼척시 하장면 경계에 있는 산으로 청옥이 발견됐다고 해서 청옥산이라는 이름을 얻었는데 ‘청옥’은 불교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석이다.

“청옥은 아미타경에 나오는 극락을 상징하는 일곱 가지 보석 중 하나예요. 일곱 가지 보석은 금 은 수정 적진주 마노 호박 그리고 청옥이에요.”

그는 청옥산은 곧 이 땅에 있는 극락을 상징하며 이 극락세계로 들어가는 문이 바로 두타산이라고 했다. 곧 두타산을 지나 마음과 몸을 닦은 수행자들이 들어가는 산이 바로 극락의 세계인 청옥산이라는 것. 다시 말해 두타산을 지나 청옥산으로 들어가는 것은 수행을 통해 극락에 이른다는 의미다. 왜 두타와 청옥이라는 이름을 붙였을까.

“옛 사람들은 수행의 삶을 살아야 극락세계에 이른다고 믿었고 그 믿음을 산의 이름으로 형상화했죠.”

최 교장은 그 명칭과 같이 두타는 울툭불툭하나 날렵한 골산(骨山)이고 청옥은 완만하여 듬직한 육산(肉山)이라고 말했다.

“수행자가 가는 고행의 길이 완만할 리 없고 극락 세상을 상징하는 산이 울툭불툭할 리 없죠. 두타는 두타답고 청옥은 청옥다운 모양을 하고 있어요.”

최 교장은 두타의 길은 청옥이 있으므로 완성되고 청옥의 문은 두타의 길로 말미암아 열린다고 했다.

신선이 노니는 별유천지‘무릉도원’

최 교장은 두타산과 청옥산도 절경이지만 그보다 더 아름다운 것이 바로 ‘무릉계곡’이라고 했다. 무릉계곡은 조선 선조 때 삼척 부사 김효원이 이름을 붙였다고 전해지며 신선이 노닐었다는 전설에 따라 ‘무릉도원’이라 불리기도 한다. 두타산과 청옥산을 배경으로 하는 이 계곡은 기암괴석과 무릉반석, 푸른 못 등으로 유명하다. 고려 시대에는 이승휴가 머물며 ‘제왕운기’를 집필한 곳으로 알려졌고 이곳을 찾았던 수많은 사람은 5000평 되는 무릉반석에 자신의 이름이나 시(詩)를 새겨 넣었다. 두타산과 청옥산은 궁예시대부터 새 세상을 그리워하던 이들이 몸을 숨긴 채 때를 기다렸던 곳으로 전해진다.

“무릉계곡은 두타산과 청옥산이 가진 아름다움을 모두 쏟아 부어 천국인 무릉도원을 이 땅에 만들어 놓은 것이죠. 수행의 삶이 바로 그런 것 아닐까요. 자신의 모든 것을 다 쏟아 부어 극락세계를 만드는 것. 그것이야말로 도를 닦는 수행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곧 신선이 노니는 별유천지(別有天地, 속계를 떠난 특별(特別)한 경지에 있다는 뜻으로 별세계(別世界)를 말함) 무릉도원에 이르려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것이 수행이라는 것이다. 두타는 불교용어로 ‘벗다’ ‘씻다’ ‘닦다’는 뜻을 지녔다고 한다. 두타산과 청옥산은 그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말하고 있다. 자신의 생각과 마음을 철저히 씻고 부수는 과정에서 깨달음을 얻어 정화되고 깨끗해져야만 이 땅의 무릉도원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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