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구제금융 조건 수용 압박

[천지일보=김일녀 기자]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는 5일(현지시각) 사회당, 중도우파 신민당, 극우정당 라오스 등 3개 정당 지도자들과 만나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국제통화기금)의 구제금융 제공 조건에 대해 논의 했지만 합의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이에 그리스 정부와 정치권은 7일 논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지만 EU 등은 이미 마감시한을 넘겼다며 구제금융 조건을 수용하라고 그리스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이날 파리에서 열린 독일-프랑스 정상 공동기자회견에서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시간이 다 돼가고 있고 며칠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선택의 여지가 없으며 결론을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만약 그리스 정치권이 최종 합의를 이뤄내지 못하면 그리스는 디폴트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다음달 20일 144억 유로의 국채 만기가 예정돼 있어 그리스가 야권 합의를 받아내지 못하면 1300억 유로에 이르는 2차 구제금융 협상이 불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디폴트 상황까지 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상재 현대증권 경제분석부장은 “그리스 디폴트는 그리스와 민간채권단, 서유럽 강경 국가 등 누구도 용납하기 어려운 문제”라며 “밀고 당기기 과정 중의 하나이지 궁극적으로 결렬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전했다.

이재만 동양증권 연구원도 이날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 정치권이 트로이카가 제시한 긴축 안을 수용하는 문제와 관련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면서 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면서도 “그리스 디폴트가 발생한다 해도 증시는 이미 디폴트 충격을 상당 부분 반영한 것으로 판단돼 추가적 충격은 제한적인 수준에서 마무리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그리스 공공·민간부문을 대표하는 노조단체인 공공노조연맹(ADEDY)과 노동자총연맹(GSEE)은 트로이카가 요구하는 2차 구제금융 조건들에 반대해 7일 24시간 총파업을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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