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섬세한 심리묘사가 발군인 김미진이 10년 만에 새로운 작품을 들고 찾아왔다. 여기서 ‘랭보’는 불과 3년간 활동했으면서도 주옥같은 시를 남겼던 장 니콜라 아르튀르 랭보를 의미한다. 그의 동성 연인이던 시인 폴 베를렌은 ‘바람구두를 신은 사나이’라는 별명으로 그를 불렀다. 방랑생활을 하던 랭보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었다. 이 소설에서도 랭보처럼 세상을 떠돌아다닐 수밖에 없는 네 명의 젊은 남녀가 등장한다.

소설 속 화자이자 소설가 ‘주은’은 저자와 겹쳐지는 인물이다. 주은은 대학 시절에 짧은 동행을 했던 은표가 위중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된다. 주은은 주저 없이 네팔로 향하면서 지난날을 회상한다. 이후 소설은 대기업 월드그룹 회장의 막내딸 서림, 서림의 수행 비서로 일했던 ‘주은’ 그리고 은표와 그녀의 근사한 남동생 루빈의 이야기를 통해 찬란했던 시절의 사랑과 성숙을 꽃피운다.

김미진 지음 / 뿔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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