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26일 칩방식 음식물쓰레기종량제를 시행하고 있는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에 있는 칩방식 쓰레기 용기(왼쪽)와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봉투 방식. ⓒ천지일보(뉴스천지)

주민, 전용 봉투보다 RFID 계량방식·납부칩 선호
정부, 종량제 실시로 자발적인 주민참여 기대

[천지일보=김예슬·이솜 기자] 버린 음식물쓰레기 양만큼 수수료를 차등 부과하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의 시행범위가 올해 전국 144개 지자체로 전면 확대된다. 이는 정부가 음식물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시행하는 방법으로 FRID 계량방식과 납부칩·스티커제, 전용봉투제 등 3가지 수거방법이 있다. 본지는 음식물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에 앞서 시범 운영되고 있거나 시행되고 있는 곳을 찾아가 음식물쓰레기 수거방법의 장·단점에 대한 주민 반응을 들어봤다.

우리나라에서 하루에 발생하는 음식물쓰레기양은 꾸준히 늘고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03년에는 1만 1398톤, 2005년 1만 2977톤, 2007년 1만 4452톤, 2008년 1만 5142톤 등이며, 올해는 1만 7100톤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음식물쓰레기가 전체 생활쓰레기 중에서 28.7%를 차지하는 가운데 이를 처리하는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어가고 있다.

연간 550만 톤의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8천억 원이 소요된다. 톤당 평균 15만 원이 소요되는 셈이다.

그러나 지난해 국민인식도 조사결과 국민이 생각하는 음식물쓰레기 처리비용은 톤당 1만 5천 원인 것으로 나타나 의식수준이 비교적 뒤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됐다.

음식물 낭비가 이뤄지게 된 배경으로는 낮은 처리비용과 무상처리, 푸짐한 상차림과 체면문화 등이 있다.

특히 그동안 각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음식물쓰레기 배출량과 관계없이 무상 또는 동일한 요금으로 수거료를 징수해 음식물쓰레기 감량에 대한 주민의 자발적 참여 및 유인책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주민 “쓰레기봉투, 악취 나고 미관상 좋지 않아”
올해엔 음식물쓰레기 감량 유인책으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음식물 쓰레기 분리배출이 이뤄지는 144개 시?구를 대상으로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추진된다. 현재 음식물쓰레기 종량제가 시행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는 150여 곳으로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본지가 이미 시행되고 있는 곳을 방문한 결과 주민들은 봉투보다 RFID 계량방식과 납부칩 방식을 선호했다. 전용봉투제는 다른 방식에 비해 많이 시행되고 있으나 위생, 협잡물 발생, 봉투 재활용 어려움 등 단점이 많다.

경기도 시흥시 하중동. 이곳에서는 납부칩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납부칩과 스티커 방식은 배출자가 납부칩 또는 스티커를 구입(수수료 선납)한 후 수거용기에 부착해 배출하는 방법이다. 스티커나 납부칩이 붙어있지 않은 경우에는 수거해가지 않는다.

슈퍼를 운영하고 있는 신인섭(55, 남) 씨는 “(칩의 경우) 3리터 칩은 100원, 5리터는 150원 등으로 봉투가격과 별반 다르지 않다”면서 “봉투는 고양이들이 물어뜯는 경우가 많아 음식물이 새어 나와서 냄새가 심한데 용기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아 주민도 이 방식에 큰 불편함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하윤옥(47, 여) 씨도 “봉투에 음식물쓰레기를 버리는 것보다 편하고 좋다. 봉투는 물이 새고 악취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정확한 통계 관리가 어려워 향후 누진제와 총량제 적용 등에 불리하다는 게 단점이다.

RFID 계량방식도 위생적인 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이 컸다. 이 방식은 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음식물쓰레기 개별계량기기 리더기부분에 세대별 카드를 인식시키면 투입구가 열린다. 여기에 음식물쓰레기를 투입한 후 카드를 다시 대면 투입구가 닫히고 배출량이 표시된다.

지난달 19일 서울시 금천구 시흥동 주민 심지연(69) 씨는 “쓰레기가 넘치지 않아서 미관상 보기 좋다. 또 기존 쓰레기통은 음식물쓰레기를 버릴 때 손으로 뚜껑을 열어야 해서 꺼려졌는데 카드를 대면 자동으로 열려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카드를 소지하고 있어야 해 불편하다는 불만도 나왔다. 박희임(65, 여) 씨는 “차라리 공동으로 (쓰레기) 비용을 내는 게 낫지 그램으로 계산하면 여러 가지로 좋지 않다. 또 카드를 매번 일일이 챙겨서 나가야 하는 것도 번거롭다”고 말했다.

박 씨는 감량 부분에 대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물기를 빼는 것일 뿐 음식물쓰레기가 줄어들지는 않는 것 같다. 또 예전에는 음식물쓰레기가 발생할 때마다 얼른 버렸는데 이제는 조금이라도 물기를 빼고 가져가려고 하다 보니까 가정에서 냄새가 더 진동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주민은 “내가 사는 동에는 노인이 많아 지속적인 홍보가 필요하다”면서 “카드 사용법을 알려줘도 인지를 잘 못해 쓰레기를 버리러 나왔다가 불편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다른 구에 사는 김영주(60, 여) 씨는 “아파트에 올 때마다 깨끗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우리도 (RFID 계량방식을) 도입했으면 좋겠다고 건의도 했다”면서 “다만 카드는 들고 다니는 게 번거로워서 지문을 인식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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