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조현오 경찰청장의 성과주의를 공개적으로 비판하다 파면된 채수창 전 서울 강북경찰서장이 1년 반 만에 경찰 조직으로 돌아오게 됐다.

1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이날 채 전 서장의 복직을 공식 결정하고 이 같은 사실을 본인에게 통보했다.

채 전 서장은 이에 따라 2일부터 대기발령 형태로 서울지방경찰청 경무과에서 근무하게 된다.

'항명 파동'의 주역인 채 전 서장에 대해 파면이 결정된 것은 2010년 7월로, 1년 반여 만에 경찰 제복을 다시 입게 됐다.

당시 강북경찰서장으로 재직 중이던 채 총경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조현오 당시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양천경찰서 고문 의혹 사건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양천서 사건은 실적 경쟁에 매달리도록 분위기를 조장한 서울청 지휘부의 책임이 크다면서 조 청장이 사퇴하면 자신도 동반퇴진하겠다고 밝혀 계급 사회인 경찰 조직에서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경찰청은 직후 중앙징계위원회를 열어 '국가공무원법상 성실 의무와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했다'며 파면 결정을 내렸고 채 전 서장은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내 1심과 2심에서 승소했다.

재판부는 "경찰공무원이 상사를 비판하는 의견을 외부에 발표한 행위는 징계사유에 해당되지만 가장 무거운 징계인 파면을 택한 것은 지나치게 가혹해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판결 이유를 밝힌 바 있다.

경찰은 채 전 서장의 복귀와 동시에 징계위에 다시 회부할 예정이다.

경찰 일각에서는 채 전 서장이 파면은 면했어도 해임이나 강등 등 중징계를 받을 가능성도 상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채 전 서장은 연합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사랑하는 경찰로 돌아가게 돼서 감사하다"며 "그동안의 소중한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는 묵묵히 내 자리에서 임무를 다하겠다"고 복직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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