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석굴암. (사진제공: 천마관광)

금관·천마도 등 유물 한눈에
뛰어난 구조… 일제 때 잃어

[천지일보 경북=장윤정 기자] 경주는 신라 천 년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곳에는 천마총, 첨성대, 석굴암, 불국사 등 역사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문화 유적지가 보존돼 있다.

경주 지역을 비교적 저렴한 비용으로 쉽고 빠르게 여행할 방법은 없을까. 버스를 타고 떠나는 경주 시티투어 여행을 이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기자는 세계문화유산을 둘러볼 수 있는 3코스를 체험해 봤다. ‘뛰뛰빵빵’ 버스를 타고 함께 떠나보자.

 

▲ 제155호 고분 천마총은 지름이 47m, 높이가 12.7m에 달한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천마총 내부 공개… 금관·천마도 등 선조들의 지혜 감탄

경주에는 높은 고분군이 많은 편이다. 이 가운데 우리는 제155호 고분 천마총을 둘러봤다. 천마총은 지난 1973년에 발굴됐으며 지름 47m, 높이가 12.7m에 달한다. 동산인지 무덤인지 구분이 안 될 정도로 매우 높다.

김유리 관광 가이드는 “천마총은 신라 지증왕의 능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확실하지는 않다”며 “이곳에서 천마도, 금관, 금모 등이 출토됐다”고 말했다.

고분 내부의 모습은 어떨까. 정말 왕의 능일까. 궁금증이 증폭된다. 관광 가이드를 따라 관람객들은 석실 내부로 들어갔다.

안에는 천마총에 있는 유물과 똑같은 모양의 복제품이 전시돼 있다. 현재 유물들은 국립경주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철제창과 화살촉을 보며 김유리 관광 가이드는 “이곳에서 창, 화살과 같은 무기가 발견됐다”며 “전쟁에서 사용됐던 것으로 이 무덤의 주인이 남자였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국보 제188호 천마총 금관은 발견된 신라 금관 가운데 가장 크며 질이 좋은 금으로 만들어졌다. 사슴뿔 모양의 세움 장식은 하늘과 땅을 이어주는 매개체를, 왕관에 달린 곱은 옥 장식은 생명의 열매를 뜻하는 것”이라며 “이에 따라 왕의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금관은 사람이 실제로 사용하기에는 무겁고 튼튼하지 못해 장의 용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장신구 하나하나 뜻이 다 담겨져 있구나.’ 기자는 선조들의 지혜로움에 감탄했다.
이어 가이드는 관람객들을 천마도로 인도했다. 이는 천마가 그려진 말다래로, 이것이 출토되면서 고분의 이름을 ‘천마총’으로 지었다고 말했다. 말다래는 옷에 흙이 튀지 않도록 하기 위해 말의 안장 양쪽에 대는 판을 뜻한다.

하늘을 나는 말의 모습이 매우 위엄 있으며, 전쟁에서 ‘승리’를 선포한 듯했다. ‘이 말다래 위에 발을 디디며 적군과 싸웠겠지’라고 생각하며 그 당시를 잠시 상상해 봤다. 관광객들도 천마도에 담긴 다양한 의미를 생각하며 유심히 관찰했다.

이렇게 여행객들은 유물을 관람한 후 천마총을 빠져 나와 다음 코스로 이동했다. 

 

▲ 불국사 대웅전에서 여행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신라 불교문화의 꽃 석굴암·불국사

3코스의 하일라이트는 바로 석굴암과 불국사다. 신라의 불교문화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사찰이기 때문이다.

석굴암은 통일신라 751년(경덕왕 10년)에 김대성이 창건한 것으로, 건축 구조가 매우 뛰어나다. 돔 바닥으로 샘이 흐르게 해 실내 온도와 습기가 저절로 조절되도록 만들었다.

김유리 관광 가이드는 “그러나 일제강점기 당시 석굴암의 구조적인 원리를 몰랐던 일본인들이 샘을 없애고 시멘트를 덧발라 본질의 기능을 잃어버렸다”며 “현재는 에어컨과 온풍기로 실내 온도를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관광객들은 석굴암 보존불상을 천천히 살펴봤다. 문화재 보존 차원으로 굴 안에는 들어가지 못했지만 유리 너머로 선조들의 뛰어난 건축 기술과 예술성을 배울 수 있었다.  

▲ 경북 경주시 토함산에 있는 한국의 대표적인 석굴사찰인 석굴암. (사진제공: 천마관광)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유리에 바짝 붙어 보존불상을 쳐다보는 모습이 수학여행 온 호기심 많은 학생들 같았다.

그 다음 통일신라시대 불교문화의 백미로 꼽히는 불국사로 이동했다. 불국사도 김대성이 건설한 것이며 현세의 부모를 위해 불국사를, 전생의 부모를 위해 석굴암을 창건한 것으로 전해진다.

불국사 대웅전 앞에는 국보 제20호 다보탑과 국보 제21호 석가탑이 자리 잡고 있다. 두 석탑은 전형적인 쌍탑가람 형식으로 배치돼 있다고 가이드는 설명했다. 탑신이 사각형 모양인 석가탑과 팔각형 모양인 다보탑은 다른 것 같으면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울러 최근 불국사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것이 있다. 바로 현판 뒤에 숨어 있는 극락전 복돼지 조각이다.

김유리 관광 가이드는 “지난 2008년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온 뒤로 많은 사람들이 ‘황금돼지가 어디 있느냐’며 물어본다”고 말했다. 
 

▲ 현판 뒤에 숨어 있는 극락전 복돼지 조각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 나온 후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천지일보(뉴스천지)

 

관광객들은 복돼지를 보며 무척 신기해했다. 돼지 앞에서 복을 빌기도 하고 더 가까이에서 보기 위해 ‘껑충껑충’ 뛰기도 했다.

마지막 코스인 불국사에서는 유난히 사진을 찍는 관광객이 많았다. 사진이 잘 나올 것 같은 배경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수다를 떨며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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