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영상자료원이 2월 한 달간 한국영화 VOD 사이트를 통해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조선왕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7편을 무료로 상영하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위에서부터 ‘폭군연산-복수쾌거편(1962)’ ‘영원한 제국(1994)’ 장면. (사진제공: 한국영상자료원)

한국영상자료원, 왕들 일대기 영화 7편 ‘무료 상영’

[천지일보=박선혜 기자] 해가 바뀌어도 여전히 시청자들에게 인기 만점인 장르는 역시 사극이다. 지난해 12월 말 종영된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를 비롯해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해를 품은 달’ ‘광개토대왕’ ‘인수대비’ 등 한국사 배경의 드라마들이 안방극장을 종횡무진하고 있다.

사극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간접적이나마 현재를 투영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대적 배경을 주로 하지만 현대 문화를 곁들여 대중에게 공감을 이끌기도 한다. 그래서 잘 만들어진 사극은 여타 다른 장르들보다 관객 혹은 시청자들에게 깊은 교감과 인상을 남기게 된다.

한국영상자료원(원장 이병훈)은 이러한 흐름에 맞춰 2월 한 달간 한국영화 VOD 사이트를 통해 195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조선왕들의 일대기를 그린 영화 7편을 무료로 상영하는 기획전을 마련했다.

기획전 ‘비운의 조선왕전’에서는 1956년 당시 거대한 제작비가 투입된 대표적인 궁중사극 ‘단종애사(전창근, 1956)’부터 정조 때 왕권을 수호하려는 남인 정약용 일파와 신권 주장을 둘러싼 과정을 파격적으로 그린 미스터리 사극 ‘영원한 제국(박종원, 1994)’까지 각 시대가 그리는 조선 왕들의 삶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다.

세종대왕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오른 문종은 얼마 못 가 어린 세자에게 조선을 맡기고 세상을 뒤로 한다. 어린 왕 단종 곁에는 김종서 등의 충신이 있었지만 야심이 가득했던 수양대군을 막기엔 무리였다.

‘단종애사’는 어린 나이로 왕위에 올랐지만 숙부 수양대군에게 왕권을 넘겨주며 유배지에서 짧은 생을 마감한 어린 왕 단종의 이야기다. 영화는 1929년 춘원 이광수가 쓴 역사소설 ‘단종애사’를 원본으로 한 작품이다. 당시 3천만 환을 들여 제작했으며 대표적인 궁중사극으로 흥행에 성공했다.

폭군으로 알려진 연산군 이야기는 당시에도 여러 편에 걸쳐 영화로 제작될 만큼 인기소재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다방면에서 화제를 낳는 인물들은 제작자들에게 단골손님이다.

1961년 방영된 ‘연산군-장한사모편(신상옥)’은 1936년 매일신보에 연재됐던 박종화의 ‘금삼(錦衫)의 피’를 영화로 각색한 작품으로, 흥행에서도 대성공을 거두었다. 화려한 의상과 세트, 연산군의 뒤틀린 심리묘사를 위한 유려한 카메라 앵글, 신영균의 과장된 연기가 돋보인 그야말로 완벽 호흡을 자랑한 영화다.

이듬해 1962년에는 3시간 5분 분량의 후편 ‘폭군 연산-복수 쾌거편’이 제작돼 시대물 대작의 기록을 세웠다. 특히 이 작품은 한국영상자료원에서 디지털로 복원해 2009년 칸국제영화제 칸클래식 부문에 특별 상영되면서 세계적인 고전영화로 평가받으며 새로이 주목받았다.

‘영원한 제국’은 조선 정조 시대에 있었던 의문의 살인 사건을 둘러싸고 하루 동안 벌어지는 내용으로, 하루라는 시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끊임없는 긴장감을 자아냈다. 정조 때 왕권을 수호하려는 남인 정약용, 이일몽 일파와 새로운 권력 주장을 둘러싼 사생결단의 과정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사극미스터리 형식으로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

기획전 상영작들은 2월 한 달간 무료로 공개되며 이후에도 VOD 사이트를 통해 지속적으로 감상할 수 있다. 한국영상자료원 VOD 서비스는 현재 고전영화 400여 편을 비롯해 영화 관련 다큐멘터리 및 구술영상 93편, 예고편 및 메이킹 4400여 편의 동영상을 함께 서비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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