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서 접전을 펼치고 있는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왼쪽)와 뉴트 깅리치 전 하원의장 (연합뉴스)
독주체제→양자대결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유력시됐던 미트 롬니(65)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대세론’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지난 21일(현지시각) 남부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예비경선)에서 41%의 득표율을 보인 뉴트 깅리치(69) 전 하원의장에 13% 차이로 패하면서 롬니의 독주에 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24일 여론조사기관 갤럽에 따르면 깅리치는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승리에 이어 미국 내 전국 지지율에서도 31%의 지지율로 롬니(27%)를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이로써 미 공화당 경선은 롬니 후보의 독주에서 양자대결 구도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졌다.

◆깅리치 ‘돌풍’ 플로리다서도 통할까
깅리치의 사우스캐롤라이나 압승으로 경선 판도가 양자대결로 재편된 가운데 31일 미국 공화국 대선후보 경선이 치러질 플로리다 주에서도 깅리치의 돌풍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여론조사 기관인 라스무센이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깅리치는 사우스캐롤라이나를 석권한 데 이어 플로리다주 경선에 참여할 예정인 유권자 사이에서 41%의 지지율로 32%의 롬니를 크게 압도했다.

또 다른 조사기관인 인사이더어드밴티지 조사에서도 깅리치는 34.4%의 지지율로 25.6%의 롬니 전 주지사를 제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불과 2주 전 실시한 같은 여론조사에서 깅리치가 22%나 뒤져 있던 것과는 상반된 결과다.

깅리치는 앞선 아이오와와 뉴햄프셔 경선에서 각각 4위에 그쳐 사실상 공화당 대선 후보 당선이 불가능해 보였다. 깅리치의 급부상은 당내 보수층 유권자의 표가 몰렸기 때문이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특히 경선 전 터진 전 부인의 결혼생활 관련 폭로에 정면 대응한 것이 오히려 당원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분석이다. 사우스캐롤라이나 경선 전 사퇴한 릭 페리 텍사스 주지사는 물론 보수 강경파의 지지가 두터운 세라 페일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깅리치 돌풍에 힘을 실었다는 평가다.

◆롬니 ‘대세론’ 저세율에 꺾여
깅리치의 선전과는 달리 롬니는 소득세를 적게 낸 것이 여론의 도마에 오르며 대세론에 큰 타격을 받았다. 롬니는 지난 24일 전격적인 깅리치를 비롯한 다른 공화당 대선 후보의 공세에 세금 신고서를 공개했다.

공개된 세금 신고서에 따르면 롬니는 연소득 기준으로 상위 0.006% 내에 드는 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롬니는 2010·2011년에 납부한 세금이 각각 연소득의 13.9%, 15.4%에 불과한 반면 공화당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경합 중인 깅리치는 32.2%로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을 부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버핏세’ 도입 논쟁을 재점화하면서 여러 가지로 롬니에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24일 미국 국회 의사당에서 열린 신년 첫 국정 연설에서 “최고소득자는 적어도 30%의 소득세율을 적용받아야 한다”며 세금개혁을 촉구하기도 했다.

지난 3일 실시된 첫 경선인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을 8표 차이로 이긴 줄 알았던 롬니는 재검표에서 34표 차이로 2위로 밀려나기도 했다. 결국 세 번의 대결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뉴햄프셔 한 곳뿐이다.

대세론만 믿다 일격을 당한 롬니가 네 번째 경선지인 플로리다 주에서 기세를 한껏 높인 깅리치를 맞아 어떠한 승부를 펼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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