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왼쪽)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 국회의사당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하기 직전 총기사건 부상 치료를 위해 의원직을 사퇴하는 가브리엘 기퍼즈 하원의원을 포옹하고 있다. (연합뉴스)
[천지일보=유영선 기자] 지난해 1월 총기난사 사건으로 머리에 총상을 입었다가 기적적으로 살아난 가브리엘 기퍼즈 미국 민주당 연방하원의원이 25일(현지시각) 마지막으로 본회의장 연단에 섰다.

지난 22일 자신의 웹 사이트에 올린 영상녹화 화면을 통해 의원직을 사퇴하기로 한 그를 위한 눈물의 환송식이 이날 열린 것이다.

심한 총상을 머리에 입고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진 기퍼즈 의원이 의원직을 사퇴한 이날 수백 명의 동료 의원이 하원 본회의장을 가득 메웠다.

오전 10시경 기퍼즈가 슐츠 의원의 부축을 받으며 본회의장에 나타나자 민주, 공화 양당 의원들은 뜨거운 기립 박수로 환영했다.

완전히 회복하진 못했지만 어느 정도 건강을 찾은 기퍼즈 의원은 동료 의원의 인사를 받으며 밝은 웃음을 지어 보였다. 의회 내에서 가장 친했던 기퍼즈 의원의 친구이자 같은 여성의원인 데비 와서먼 슐츠가 언어구사가 온전치 않은 그를 대신해 그 옆에 서서 마지막 인사말을 대신 전했다.

슐츠 의원은 사퇴서를 읽는 도중에 여러 차례 울음을 터뜨렸고, 본회의장 곳곳에서는 동료 의원의 흐느낌이 이어졌다.

사퇴서를 손에 쥔 기퍼즈 의원은 슐츠 의원의 부축을 받아 연단 뒤로 힘겹게 올라가 존 베이너 하원의장에게 사퇴서를 제출했다.

기퍼즈 의원과 베이너는 뜨거운 포옹을 나눴다. 눈물이 많기로 이름난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사퇴서를 제출하고 겨우 몸을 가누면서 의장석을 내려가는 기퍼즈 의원을 지켜보다 끝내 눈물을 흘렸다.

방청석에서는 기퍼즈의 남편인 우주비행사 마크 켈리를 비롯한 가족이 사퇴식을 지켜봤고, CNN은 30분 넘게 사퇴식을 생중계했다.

또한 미 하원은 사퇴식 직전에 기퍼즈 의원이 주도한 ‘초경량 항공기를 이용한 밀수업자에게 새로운 강한 벌을 내리는 법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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