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기자들의 무기한 제작 거부로 25일 MBC 뉴스는 하루 종일 파행을 거듭했다. 평소 50분 방송이던 MBC 메인 뉴스인 오후 9시 ‘뉴스데스크’도 15분 뉴스로 끝났다. 보통 27~30건 정도의 뉴스 꼭지를 보도한 것과는 다르게 11건의 보도만 있었다. 방송 내용도 특이할 만한 것이 없었다. 평소 같으면 항의가 빗발쳤겠지만 이날 MBC 기자들의 무기한 제작 거부로 불거진 파행에 대해 외려 네티즌들의 격려가 이어졌다. MBC 기자들의 의미 없는 제작 거부가 아닌 ‘뉴스 공정성 회복’과 ‘인적 쇄신’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날 MBC 시청자 게시판은 ‘MBC기자회의 무기한 제작거부를 지지한다’ ‘견제와 비판 기능을 상실한 방송은 국민에게 외면 받는다’ ‘MBC 뉴스를 벅차오르는 믿음으로 볼 수 있게 되길 바란다’ 등의 격려와 응원이 담긴 글들로 넘쳐났다.

MBC기자회의 이번 제작 거부에 90%가 넘는 기자들이 동참했고, 영상기자회는 43명 중 42명이 제작 거부에 동참했다. 이들뿐만이 아니다. MBC노조도 김재철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찬반투표를 시작해 기자들의 제작 거부에 힘을 보태고 있으며, MBC 라디오 평PD협의회도 총파업 동참 의사를 밝혔다. 조금 늦은 감이 없진 않지만 이제라도 뉴스의 공정성 회복을 위해 마음을 모으는 이들 기자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언론이 바로 서야 나라가 바로 선다’는 말이 있다. 사회가, 이 나라가 정도에서 벗어나 다른 길로 가려고 한다면 언론은 직언을 해서라도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인도해야 한다. 적어도 양심 있는 언론인이라면 권력에 아첨해서도 정권에 묻어가서도 안 된다. 목에 칼이 들어와도 말은 바로 해야 한다는 말처럼 언론인은 국민을 살리고 나라를 살리기 위해 해야 할 말은 해야 하고, 알려야 할 것은 알릴 의무가 있다. 이를 간과하고 소홀히 여긴다면 언론인이라 할 수 없을뿐더러, 잘못 쓴 기사 하나, 글자 하나에도 크나큰 파장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명심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언론이 바로 서기 위해서는 언론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의식이 바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잊지 않는다면 분명 국민들이 바라는 의식 있는 기자, 의식 있는 언론이 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천지일보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저작권자 © 천지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