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지일보=송범석 기자] 저자가 초등학생 딸을 키우며 경험했던 눈물과 웃음이 오롯이 담긴 동시집이다. 시인은 특별한 표현 기교 없이 동심의 속성으로 어린 독자들에게 자연 현상에서 무언가를 느낄 수 있도록 이끌어준다. 이번 시집은 특히 천진한 아이의 자유로운 상상의 세계에서 머물지 않고 시적 대상에 대한 애틋한 사랑과 연민의 소중함이 닿는 지점까지도 살며시 어루만져 준다.

<발의 잠> 서울역 광장에서 / 잠자는 아저씨의 까만 맨발이 / 종이상자집에 누워 잔다. // 어릴 적 뽀얗던 발이 / 까맣게 잠들어 있다. // 어머니가 두 손으로 씻겨 주었을 발 / 힘없이 자고만 있다. // 곧 서리가 내린다는데…. / 아들딸한테 돌아가는 꿈이라도 꾸는지 / 엄지발가락이 / 꼼지락 꼼지락, // 신발이 / 종이상자집 앞에서 / 까만 맨발을 지키고 있다.

신새별 지음 / 문학과문화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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