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콤한 컵케이크’ (제공: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재단·소액기부자, 싱글맘 자립지원 나서

[천지일보=이지영 기자] 멋스러운 고급 커피숍이 많기로 유명한 청와대길 종로구 팔판동 골목 사이로 ‘달콤한 네 손’ 가게가 자리를 잡고 있다.

자그마한 가게지만 각각의 멋을 흘려내는 컵케이크와 파스텔 톤의 화사한 인테리어 그리고 신선한 커피향이 공간을 아늑하게 채운다.

티라미슈, 다크 초콜릿, 블루베리, 바닐라, 크림치즈 등 각양각색의 잼과 크림을 위에 얹은 머핀 빵의 속살은 촉촉하고 부드럽다. 공정무역 커피에 모든 재료를 유기농으로 써서 커피 맛도 일품인 이곳.

‘달콤한 네 손’이라는 이 머핀 가게 이름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엄마와 아이가 맞잡은 네 개의 손이기도 하고, 이들에게 손 내미는 ‘네(당신) 손’이기도 하다.

동시에 ‘달콤한 네 손’은 이 사업을 응원하는 많은 사람이 동참하고 있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의미하기도 한다.

자신의 안위보다 당당하게 아이 양육을 선택한 미혼 엄마와 그 아이들이 달콤한 미래를 꿈꿀 수 있게 하는 ‘달콤한 네 손’ 프로젝트는 미스맘(미혼모)들이 더 이상 혼자가 아니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미혼모 자립 위한 ‘컵케이크 스쿨’에서 시작

‘달콤한 네 손’은 이 프로젝트의 사실상 기획자인 ‘이샘컵케이크’의 이샘 대표가 시작했다.

이샘 대표는 어느 날 자신이 쓴 책을 읽은 27세 싱글맘으로부터 ‘자신도 컵케이크를 만들어 딸과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내용의 메일을 한 통 받게 된다.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 미혼모들의 자립이 어렵다는 것에 공감한 이 대표는 이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무료로 ‘컵케이크 스쿨’을 열었다.

그는 “이들은 단순히 엄마가 됐을 뿐인데, 사람들의 부정적인 시각과 편견을 견뎌야 하고 경제적으로 힘든 삶을 살아야 한다는 사실이 안타까웠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본격적으로 작년 4월께부터 일주일에 5시간씩 넉 달 동안 ‘컵케이크 스쿨’을 진행했다. 그는 교육이 반드시 취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마음에서 교육을 받은 미혼모가 바로 일할 수 있는 곳을 찾아 나섰다.

그런 이 대표의 손을 잡아 준 곳은 아름다운재단이었다. 아름다운 재단은 미혼모를 위한 창업지원 사업 ‘희망가게’를 운영 중이었다. 다만 희망가게 사업은 창업 경력이 필수였기 때문에 그동안은 40~50대 미혼모들에게 기회가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아름다운재단 장윤주 간사는 “20대 후반~30대 초반의 미혼모들은 경력이 짧아 창업을 할 수 없는 조건이었다”며 “여러 가지 논의 끝에 시장에서 안정성이 확보된 이샘컵케이크의 이샘 대표를 창업주로 세우는 방법을 선택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재단을 통해 1억 원을 대출지원 받게 됐다. 이로써 지난달 15일에 문을 연 ‘달콤한 네 손’은 ‘희망가게’의 111호 점이 됐다. ‘달콤한 네 손’이 자리를 잡는 데는 미혼모들의 고충을 이해하고 그들의 힘이 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응원도 큰 도움이 됐다.

◆소액 기부자 ‘개미스폰서’도 큰 도움

그중 하나가 ‘개미스폰서’다. 아름다운 재단이 운영하는 온라인펀딩 플랫폼 ‘소셜 펀딩 개미스폰서’는 시민이 직접 소액 기부에 나서 프로젝트 대상자의 ‘스폰서’가 될 수 있도록 돕는 프로그램이다.

‘소셜 펀딩 개미스폰서 모집현황’에 달린 댓글에는 “이 달콤한 계획을 통해 달콤한 가정을 꾸렸으면 좋겠어요(박혜원)” “맛있는 컵케이크 맛처럼 우리의 삶도 달콤하길 소망합니다(신인철)” “2012년에는 싱글맘들에게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첫걸음은 어려워도 열심히 한다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까요(김동휘)” “세상의 모든 아이들이 엄마와 함께 행복하게 자라는 세상이 오길 기도합니다(이서훈)” 등의 힘찬 응원의 메시지 글이 달렸다.

장윤주 간사는 “미혼모를 기부로 돕기에는 현실적인 한계가 존재했다”면서 “그런데 ‘달콤한 네 손’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도움을 끌어당겨 동참시키게 하는 콘텐츠로,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고 말했다. 또 “컵케이크 스쿨 2기 미혼모를 모집하기 위해 필요한 돈의 절반 이상이 벌써 모금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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