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野 후보 대거 몰려 접전 예상… 與, 대항마 찾기 “고민 되네”

[천지일보=명승일 기자] ‘정치 1번지’로 꼽히는 서울 종로구. 3선을 지낸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함에 따라 종로구는 4월 총선에서 수도권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종로구가 서울의 민심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는 데 입을 모으고 있다.

무엇보다 종로구는 한나라당 박진 의원이 내리 3선에 성공한 곳이다. 박 의원은 지난 2008년 총선에서 손학규 전(前) 민주당 대표를 제치기도 했다. 박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현재까지 야당 예비후보들이 대거 등록하는 등 총 13명이 출사표를 던졌다.

민주통합당 예비후보로는 박태순․정세균․․김재헌 씨와 진보신당 최백순 씨, 국민행복당 김준수 씨, 평화민주당 정재복 씨, 무소속 한승문․서맹종․․남상해 씨 2명만 등록한 상황이다.

민주통합당 정세균 의원은 텃밭인 호남을 포기하고 일찍부터 종로에 출마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전국적 지도자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기 위한 행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의원은 “총선승리와 정권교체에 밀알이 되겠다는 심정으로 종로에 출마한다”며 “치열한 싸움의 한복판이 될 종로에서 한나라당 정권을 심판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임태희 전(前) 대통령실장의 출마설도 나돈다. 야당의 ‘거물’에 맞설 대항마로 임 전 실장을 전략공천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전 실장은 그러나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출마설은 전혀 근거가 없는 이야기다. 정리해야 할 것이 많아서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고 종로 출마설을 일축했다.

일부에선 임 전 실장이 종로구에 출마할 경우 ‘정권심판론’에 힘이 실려 야당 후보와의 싸움에서 고전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한나라당의 비례대표 가운데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 조윤선 의원의 출마설도 있다. 조 의원의 한 측근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그나마 인지도가 높기 때문에 종로에서 승부수를 던져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가 있다”며 “당이 필요로 한다면 어려운 지역에 가서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출마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예비후보들은 대체로 종로의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졌다고 했다. 한 후보는 “분위기가 이전과는 다르다. 깨끗하고 새로운 인물에 대한 열망이 높고, 기존정치인에 대한 반감이 크다”고 전했다.

또 다른 예비후보는 “주민을 만나보면 한나라당은 안 되고 민주통합당도 대안은 아니라고 말한다. 종로구는 지지율에서 보면 보수 양당체제였는데, 새로운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보면 참신한 인물,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이 있다”고 덧붙 였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예비후보들은 종로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량을 실험해 보고 전국적 인물로 부상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자 한다”면서 “여당에서 비중 있는 인물로 공천할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여야가 치열한 접전을 치를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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